말방 - 사진•말•천국 Room of Language : Photextpia - Photo Text Utopia

이강우 LEE GANG WOO Invited Exhibition

전시제목
말방 - 사진•말•천국
전시작가
이강우
전시일정
2024.12.31~2025.01.05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말방 - 사진•말•천국 Room of Language : Photextpia - Photo Text Utopia
말의탑_도록자료

이미지탑-말방그림자_좌우연결자료
이미지탑
말방_이미지탑 그림자

이강우 ‘사진과 말의 밀당’과 ‘말과 사진의 표리’에 관한 썰

- 사진과 이미지 • 이미지와 말 • 말과 말 -

실재의 환영인 사진은 그것의 과거를 현시하며 현재의 부재를 증거 하는 이미지이다. 반면 말은 그 한계가 없다. 주체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사진은 말의 형상이자 말의 직조물이라 할 수 있다. 최근 AI시대에 들어서서 사진은 더욱 그러하다. 카메라 없이도 얼마든지 말로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진과 말은 서로 불가분이다. 말은 눈을 뜬 채 잠들어 있는 사진을 일깨우고 기지개를 펴준다. 사진도 말에게 눈짓하고 말의 생성을 손짓하며 말의 상찬을 고대한다. 그럴 때 말은 사진을 살피고 주무르며 사진에 호흡과 기운을 불어 넣는다. 물론 때로는 전혀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말은 자주 사진에 대한 참견과 재단을 즐긴다. 사진도 은근히 말의 간섭과 상관을 고대한다. 말과 사진은 서로 불가분이다. 말은 사진의 성장을 돕고, 그 결실도 말로 환원된다. 그리고 그 열매는 사진의 의미를 재단하고 가치를 가름하면서 담론으로 확산시킨다.

사진은 단지 사진일 뿐인가? 결국 사진은 말을 피할 수 없다. 사진은 우리의 눈에 지각되는 순간 말로 치환되어 인지된다. 그러면서 사진은 상시로 말과 엮이고 그 거적으로 뒤덮여 버린다. 사진은 말을 떠나기 힘들다. 사진은 뭔가 아쉬울 때 은연중 말에 기댄다. 사진은 궁할 때 더더욱 말이 고프다. 반면 하나의 사진에도 말로 치환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거의 필연적으로 섞이기 마련이다. 게다가 그 경계도 상당히 불투명하다. 그런 측면에서 말로 형언하기 힘든 사진도 많다. 그리고 아예 말이 필요 없는 사진도 상존한다. 한편, 말이 사진에 다가가는 순간 사진은 즉각 말에 엮이고 포섭되기 시작한다. 단, 사진이 말에 기대는 순간 말은 점점 사진을 배제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사진은 자주 말에 의해 의미의 겹으로 둘러싸인다. 그럴 때 사진은 진력을 다해 말의 양분을 빨아들이고 그 가치를 흡수하려 한다. 단, 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 양과 정도가 지나치면 체한다. 사진은 말을 타고 광야로 내달리고 싶어 한다. 단, 그럴 때 정말 주의해야 한다. 그러다가 허망하게 낙마한다. 사진은 말의 날개로 세상을 날아다니고 싶어 한다. 단, 그럴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러다가 허무하게 추락한다.

혹자는 말을 주체와 대상 사이에 가로놓인 투명한 막이라 칭한다. 기실 사진도 그런 보이지 않는 막으로 뒤덮인 이미지이다. 그런 측면에서 사진은 시각적으로 명징해 보이나 의미적으로는 모호함의 중첩 체이다. 우리에게 사진과 말은 일상적이다. 그러하기에 둘 다 얼핏 수월해 보인다. 그러나 사진과 말 공히 잘 다루기가 여간 쉽지 않다. 말은 자주 즉각적 임기응변에 의지하거나 기민한 순발력에 의존한다. 반면 사진은 자주 찰나적 우연에 대한 극적인 포착을 고대한다. 말은 자주 거만하거나 미덥지 않다. 사진도 자주 자신을 과시하고 허위의식을 조장한다. 말은 종종 뜬구름 잡는다. 사진도 종종 허무를 좇는다. 반면, 사진은 자주 시각적 진실성을 고수하려 한다. 말은 자주 논리적 합리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때때로 사진과 말에게도 순정은 있다. 사진과 말 공히 감각적이고 감성적이며 특유의 호소력으로 우리의 심금을 잘 울릴 줄 안다. 사진은 곧잘 존재로 귀결된다. 반면 말은 존재는 아니다. 사진은 가벼울 수 있으나 말은 그리 쉽지 않다. 말은 의미를 수반하는 상징으로 그 무게를 오롯이 떠안는다.

사진은 그 자체로 이미지이다. 그런데 말도 사진처럼 이미지를 구사할 줄 안다. 그런 말은 사진만큼 감각적이고 때로는 그 이상이다. 혹자는 사진을 인덱스(Index)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설파한다. 단, 사진에서 의미를 비워낼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정녕 그것이 가능할까? 말은 자주 사진을 능가하고 교란하며 종종 사진을 디스하기도 한다. 말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약속이자 체계이다. 사진은 은연 중 그것의 거스름을 즐긴다. 거기에 말을 덧붙여서 라도 말이다. 말을 액면 그대로 믿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그 행간에 숨은 뜻을 잘 간파해야 한다. 사진의 유려한 표면과 감각만을 그대로 좇다가 크게 낭패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이면에 내밀하게 담긴 의미를 잘 들여다보고 그 속내를 잘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과 말 둘 다 위장술과 변신술과 처세술에 아주 능하다. 현란한 솜씨로 우리를 교묘하게 포섭하고 너끈히 사로잡을 줄 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한다. 단 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뒤흔들 수도 있다. 말은 사진의 관점을 표출하고 이념을 표상한다. 그런 말은 사진 이상으로 엄중하고 준엄하다. 단, 그러다가 그 의미가 과하고 정도가 지나치면 허무할 수도 있다. 사진은 말의 정치적 요람으로 말의 정치를 떠받치고 말의 유희를 매개한다. 말은 사진의 정치적 처소로 사진의 정치를 거든다. 본시 사진과 말에게 순수란 없다. 둘 다 공히 의도적이고 정치적이며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프레이밍 전략을 영리하게 연쇄적으로 구사할 줄 안다. 한편, 사진은 인간의 욕망을 실어 나른다. 말은 사진에 구현된 욕망을 규명하고 규정하고 설파한다. 그리고 사진으로 조장된 욕망적 현상을 읽고 분석하고 해석하고 담론화 한다. 

말은 돌고 돈다. 사진도 돌고 돈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한다. 사진도 각종 매체와 네트워크를 따라 즉각적으로 천리만리를 간다. 이제 사진과 말 둘 다 정보로 세상을 부유한다. 그리고 사진과 말 공히 최소의 상태에 이르면 픽셀로 환원된다. 게다가 그 상태에 도달하면 둘 사이에 가로놓인 일말의 차이와 경계마저도 전부 사라져 버린다. 사진과 말은 우리에게 구조화된 삶이요 문화이며, 제도이자 내면화된 권력이다.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니 말을 아는 만큼 사진도 보일 것임이 틀림없다. 과연 당신은 사진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정녕 우리는 사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2024 이강우




이강우LEE GANG WOO

이강우는 1965년 4월 26일 충남 당진 생이다. 1990년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3년에 同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사진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0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개인전을 29번 개최하고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가했다.

Gang Woo, Lee was born in 1965 in Dangjin, Chungnam Province, Korea. He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Painting, College of Fine Arts, Seoul National University in 1993, and received an MFA from the Graduate School of SNU in 1993. He has been working as a professor of the Department of Photography at the Seoul Institute of the Arts since 2003. He has held 29 solo exhibitions since 1990, and has participated in many group exhibitions.

작품

← 전시 아카이브로

© ArtHome. All rights reserved. | Powered by artni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