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
LEE GANG WOO
전시 5 · 작품 30
매일 사진을 접하는 나에게 여전히 사진은 묘하고 아리송하다. 시각적으로 명쾌한 사진들마저도 의미적으로 모호할 때가 상당히 많다. 게다가 아주 납작하고 평평한 환영인 사진에는 여러 의미가 두텁게 덧씌워져 있다. 그래서인가? 사진에 대한 인식적 난이도는 만만치 않다.
사진은 인간의 산물 중에서 유사적 재현성이 가장 뛰어나다. 그런 측면에서 사진은 태생적으로 시각적 객관성을 지향한다. 반면 사진이 갖게 된 주관성도 그리 간단치 않다. 그 이유의 근본은 사진의 주체가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본시 인간은 다분히 주관적 존재이며, 이는 인간의 시각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과 성장 과정 및 경험이 다르고, 거기에서 얻는 지식이나 정보의 성격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며, 그 양과 질도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차이와 격차는 인간의 주관성을 떠받치고 지각과 인식 행위에 고스란히 반영되니다. 그리고 인간계에서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역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이다. 그런데 인간의 눈을 통한 지각 활동과 뇌를 통한 언어적 인지 활동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인간이 사진을 보는 행위는 언어적 인식 행위와 아주 밀접할 수밖에 없다.
사진 감상의 주체는 응당 인간이겠으나, 사진도 대상에만 머물지 않고 나름대로 인간을 응시하는 것 같다. 즉 사진 환영의 전체와 그 요소요소에 명명된 명사, 형용사 등의 언어가 인간의 눈과 뇌로 향한다. 그러면서 인간, 사진, 언어는 그 상호작용을 서로 주고받으며 점점-마치 장자의 나비처럼-동일체의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이번에 나는 그런 측면을 바탕으로-나의 경험과 학습에 기반하여-사진의 객관성과 주관성을 사안별로 엮은 논점들을 제시해 보려 한다. 최근 사진은 외부의 요인들로 인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한 듯하다. 카메라 없이 텍스트만으로도 이미지를 얼마든지 만들고 가공할 수 있는 시대로 훌쩍 넘어가는 추세이다. 그 상황 속에서 이번에 내가 제시한 의미들이 새로운 환경의 사진과 그 지형을 전망하거나 조명하는 데에 아주 조금이나마 유용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이 강 우 LEE GANG WOO
이강우는 1965년 4월 26일 충남 당진 생이다. 1990년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3년에 同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사진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0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개인전을 30번 개최하고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