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옐로 카라 (Yellow Calla Lily)
Acrylic on canvas, 35x24cm, 2024



작가노트
삶은 때때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껴지는 순간을 마주하게 한다. 나는 예상하지 못한 삶의 변화 속에서 깊은 상실과 혼란을 경험했고, 오랜 시간 동안 정서적인 흔들림과 공허 속에서 스스로를 재정렬하는 시간을 지나야 했다. 그 시간은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되기보다,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변형되는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러한 시간 속에서 회화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경험을 다시 바라보고 구성하는 방식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젤 앞에서 캔버스를 마주하는 행위는 외부의 서사로부터 분리된 상태에서 자신의 시간과 감각을 인식하는 과정이다. 화면은 사건의 기록이 아니라, 남겨진 감각의 구조로 형성된다.
나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장면에서 출발한다. 이름 없는 풀과 작은 생명, 반복적으로 변화하는 풍경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가장 직접적인 생명의 상태를 드러낸다. 나는 이러한 자연의 상태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생명이 특정한 형태가 아니라, 생성과 소멸이 지속되는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자연의 생명성은 인간의 생명과 분리된 구조가 아니다. 인간의 삶 또한 시작과 끝으로 고정된 서사가 아니라, 변화와 유지, 축적과 소멸이 반복되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국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확장되며, 생명이라는 개념을 하나의 고정된 상태가 아닌 지속적인 과정으로 인식하게 한다.
회화는 이러한 인식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매체로 작동한다. 화면 위의 이미지는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인식된 생명의 구조가 변환된 결과물이다. 이는 인간의 삶 또한 동일한 조건 위에서 이해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나의 회화는 결국 자연을 통해 인식된 인간의 생명에 대한 기록이며, 변화하는 존재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사유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이미지들이 고정된 의미를 넘어, 살아 있는 감각의 형태로 남기를 바란다.
작가약력
뮤 나 Mewna
단체전
작품
금계국I(Coreopsis) — Acrylic on canvas, 41x32cm, 2026
옐로 카라 (Yellow Calla Lily) — Acrylic on canvas, 35x24cm, 2024
홀 모먼트 (Whole Moment) — Acrylic on canvas, 22x28cm, 2025
새벽하늘(Daybreak) — Acrylic on canvas, 35x27cm, 2026
자전거길(Bike Trail) — Acrylic on canvas, 27x22cm, 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