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ement Logic

Spatial Reading
Oil paint on canvas, 116.8x91cm, 2025


At Rest (01)
oil paint on canvas, 72.7x60.6 cm, 2026

Actions out of Places
Movement Logic (01, 02)
작가 노트
주어진 관습적 좌표 읽기와 대비되는 관계적 가능성으로부터 읽게 되는 장소 혹은 공간에 대하여
‘Movement Logic’을 주제로 하여 진행되는 최정원 작가의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공간이 등장하는 여러 회화 작업들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그의 작가노트에서 “어느 곳을 안다는 것은 이름을 알거나 지형을 익히는 것보다, 그곳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작가가 제시한 주제에 근거해 보면 어떤 장소에 대한 인식이나 기억은 좌표적 위치나 장소를 지칭하는 명칭의 상징성보다는 그 장소에서의 신체적 움직임의 다양한 가능성이나 어떠한 일의 실행 가능한 가에 대한 다양성에 근거해야 한다고 보는 작가의 독특한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작가가 어떤 장소에 대해 인식하거나 기억하게 될 때 그것은 신체로부터, 즉 신체의 움직임과 행동방식으로부터 시작하게 됨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언급한 내용을 한걸음 더 나아가 기호론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인간이 어떠한 장소를 떠올리게 될 때 흔히 3차원적 좌표축에 의해 공간을 시각화하여 인식하게 되는 관습적 인식 패턴과 달리 작가는 이를 공간과 신체를 대립항으로 위치시켜 놓고 그것의 관계적 가능성, 관계에 있어 경우의 수를 가능태의 장으로 환원시키는 방식에 의해 장소에 대해 인식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장소를 떠올릴 때 주어진 지형적 맥락에서의 좌표나 관습적 상징 기표로서의 위치로부터 인식하기 보다는 주체적인 방식 특히 신체와 공간 사이의 관계적 가능성으로부터 특정 장소를 읽어내고자 한다는 것인데,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러한 작가적 관점을 다시 회화 공간으로 소환하여 그 관계의 한 측면만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인식의 주체이자 동시에 인식의 객체인 대상으로서 신체로 지칭되는 공간의 영역도 점유하고 있다. 이때 신체는 물리적 구조일 뿐만 아니라 인식주체와 인식객체의 교차점이 되게 된다. 그런데 작가는 이 신체라는 공간적 구조가 갖는 매개적 위치에 대해 특별히 주목하고자 했던 것 같다. 인식의 시작 지점일 수 있는 이 영역을 토대로 하여 이것과 관계하는 또 다른 공간과의 관계를 함수화하여 그 사이에서의 차이와 변화 가능성을 인식에 대한 측량의 정보로 삼고자 한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가 특정한 공간 가운데 가변적이고 임의적인 가상적 인간형상을 등장시키고 다양한 변주 가능성을 공간에 부여하는 방식의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수동적 관찰만이 아니라 투사적 인간 이미지를 통해 공간에 대한 작가의 직관적 관점을 점검하는 작업이 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공간 구조의 시각적 배치를 시뮬레이션 해보는 방식 등을 통해 작가의 확장적 공간 인식과 그것의 범주를 스스로 가늠해 보는 작업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특정 공간과 인간의 신체가 조우할 수 있는 방식의 여러 가지 가능태는 회화 공간에서 하나의 장면이자 하나의 단면으로 드러나게 되며 그곳에 함축된 수많은 가능성의 세계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공간이 기능할 수 있는 끝없는 상상 세계를 대리하는 영역이 되기도 한다. 양자역학에서는 미시세계의 경우 관찰자가 측정하기 전까지는 잠재적 상태로 존재하지만 관찰자와 관계하고 상호작용을 하게 될 때 비로소 물리적 실체가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메타 인지적 관점과 이와 관련한 작가의 시선에 대한 작업은 잠재적 가능태와 물리적 실체의 구조 가운데 이 둘을 하나의 단면을 연결시키면서 인간 인식의 폭을 상상 공간으로까지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며, 이로부터 대상 혹은 장소와의 관계 속에서 대상을 안다는 것의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통찰할 수 있는 지점까지 제시하는 작업이 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이 일련의 작업을 통해 자신의 시각 구조 자체를 작업에 담아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가 이번 전시를 ‘Movement Logic’이라고 지칭하게 된 것은 결국 작가가 장소 혹은 공간을 대상화하여 바라보게 될 때 그 대상이라는 것은 인식의 시작 지점이자 공간 인식의 토대인 신체를 상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며 작가는 이를 근거로 공간과 공간의 관계를 읽어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 왔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작업을 살펴보면 작가는 그 공간 구조 내의 변화에 대한 경우의 수를 연산 처리하듯 논리 구조로 변환하는 것과 함께 그 공간 구조의 단면을 시각화하는 것을 동시에 진행해왔음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때 단단한 건축 구조물과 대비되는 인간의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형상이 그려지게 된 것은 마주침, 관찰의 지점이 시공간 속에서 연장적일 수도 있지만 한시적인 차이에 불과할 수도 있기에 작가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이는 가능태의 한 단면은 공간에 시간이라는 또 다른 변수, 또 다른 속성이 개입될 경우에는 이 역시 변주 속으로 녹아 들어가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멈춰 선 것 같은 색과 형의 단면을 등장시키기도 하고 유동적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특정 공간이 익숙함에서 낯선 공간으로 변모하는 지점들을 작업으로 가져오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공간과 시간의 파편들을 모아놓은 것 같지만 작가는 그 모든 것들이 움직임이 만들어낸 파편이자 동시에 로직(Logic)의 한 단면들임을 각성하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 또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공간들이라는 것은 주어진 사회적 관계 속에서 무엇으로 불려지는 지점이거나, 제작된 지도나 안내문 속의 어떤 위치이기 이전에, 인간의 신체가 물리적 관계 속에서 경험 가능한 '공간 지각의 장'임을 작업을 통해 제안하며, 바로 그것이 존재를 인식하는 본질적 통로임을 시사하고 있다. 세상 가운데 움직임이 없고, 변화가 없고, 차이가 없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도, 인식도 존재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된다. 작가는 인식의 근원적 지점인 신체를 상징적 형과 색의 형상으로 변환하고 이를 공간 가운데 위치시켜 수많은 변화 가능성의 한 단면들로 변환하여 이를 작업 가운데 불러내고 이로부터 세계를 그리고 인식 주체의 위치를 확인하게 되는 지점을 화면 가운데 구축해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에서 공간 속 움직임의 흔적으로부터 차이를 발견해내는 것은 작가와 관객 사이의 간극 가운데 어떤 의미를 발견해내는 것의 시작 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좀 더 차이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면 이로부터 공간이라는 컨텍스트 가운데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까지 알아가게 되는 하나의 단초를 발견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작가는 그 길에 이르는 ‘Movement Logic’을 작업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작가약력
최 정 원Jeongwon
학력
개인전
작품
Spatial Reading — Oil paint on canvas, 116.8x91cm, 2025
Rules Nobody Wrote — oil paint on canvas, 100x72.7cm, 2026
At Rest (01) — oil paint on canvas, 72.7x60.6 cm, 2026
IN & OUT — oil paint on canvas, 42x56cm, 2025
Actions out of Places — video, 2026
Movement Logic (01, 02) — oil paint on canvas, 65.1x 53cm, 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