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적한 달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60.5x60.5cm, 2025

안녕하세요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27x45.5cm, 2026

바라던 바다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60.4x60.5cm, 2025

사랑
캔버스에 아크릴,장지, 60.5x60.5cm, 2025

달빛 아래 적적만경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145x112cm, 2023
작가 노트
작가 이민경은 한지를 직접 염색하고 채색한 뒤, 다시 잘라내어 캔버스위에 한 겹씩 쌓고, 쌓는다. 이 과정을 통해 이미지가 드러난다.
채우기 과정을 거치고 나면 화면에 점점 두깨 생기고 남겨진 틈과 채워진 틈은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쌓여있 는 화면의 이미지는 시간을 품어 존재함을 드러내고 채워지고 남겨진 빈 공간은 드러남의 이미지로 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쌓고 채우기의 공간은 채우고 비우기의 시간과 함께 존재하게 된다.
쌓고 채우기의 과정은 이미지 속에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한 기본 방식이다.
겹을 쌓는 행위 속에는 시간을 담아내고 있으며 층층이 쌓인 겹의 누적은 화면 속에 두 개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쌓고 채워진 겹의 사이의 공간과 채워지고 비워진 화면의 공간, 두 공간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보여준게 된다.
잘린 한지의 겹은 시간의 공간이며, 겹의 흔적으로 남겨진 이미지는 회화적,시각적 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흔적은 쌓고 채우기의 과정을 통해 하나의 이미지가 된다. 한지를 쌓아 만든 이미지의 모습은 단순한 물질 적 구조물이 아니라 시간이 사라지고 이미지가 드러남의 흔적의 모습이다.
채우고 비우기, 지우기와 드러내기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시간의 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다. 이민경의 작업은 화면 위에 존재하는 이미지가 잘린 한지로 가려지며 지워지고 동시에 쌓기와 채우기, 채움과 비움으로 드러냄을 반복 한다.
한지의 채색, 절단, 정렬, 쌓기 작업의 반복은 단순한 노동의 시간을 넘어 작가의 행위와 물질의 축적된 시간 흔적 을 작업의 중요한 의미로 나타내고 있다.
쌓고 채워진 겹과 겹 사이의 남겨진 빈틈의 공간 속에서 시간의 흔적을 보여 주고자 한다.
한지로 쌓아 올린 시간의 흐름 가운데 발견하게 되는 채움과 비움의 미학, 그리고 위로에 대하여
이민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지를 겹겹이 쌓아 올려 채우거나 비워 놓는 방식으로 형상의 포지티브 공간과 네거티브 공간이 공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매우 독특한 회화 작업을 선보이게 된다. 작가가 언급한 바에 따르면 작가는 겹을 쌓는 행위 속에 시간을 담아내고자 하였다고 하며, 겹의 흔적이자 비워지고 남겨진 이미지를 통해 회화적, 시각적 공간을 보여주고자 하였다고 했다. 겹겹이 쌓아 올린 작업 행위의 흔적들로부터 시간의 흐름이 인식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행위의 흔적이자 시간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곳, 다시 말해 여백이자 비워진 공간으로부터는 역설적으로 일종의 회화적 일루전일 수 있는 이미지 혹은 공간이 인식될 수 있는 지점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하게 되는 것은 작가가 다루고 있는 시간성이 어떤 대상에 대한 동적 변화 자체를 시각화 한다기 보다는 대상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변화와 움직임의 결과물로서의 여러 작업 흔적들을 쌓아 올리는 가운데 시간의 흐름이 인식될 수 있는 구조가 그대로 자신의 회화 작업 안에서 이미지와 공간으로 구축될 수 있게 하고 이로부터 작업을 시작하고자 하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현상적 이미지라는 것은 결국 시각적 인식 과정에서 시간적 흐름 가운데 형성된 이미지적 잔상이거나 그 잔상이 역전되는 공간에서 형성되는 환영과 같은 것일 수 있음을 작업을 통해 말해주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점은 회화가 대상에 대한 수동적 기록이거나 능동적 해석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대상과 상호작용 하는 가운데 흘러가는 시공간적 궤적을 포착하는 것이며 마치 자연과 호흡을 하는 과정과 유사한 것이며 일종의 삶의 한 양태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혀진다.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를 ‘적적한 시간의 위로’라고 하였다. 작가의 작업과 사유과정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볼 때 이처럼 매우 서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주제에서 먼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이색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고요한 공간, 비워져 있는 공간을 전제로 한 작업과는 조금 다른 태도로 작업에 서정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 것은 작가 나름의 시각 방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즉 작가가 대상을 인식하기 이전에 먼저 그 배경이 되는 비워져 있는 공간을 인식하고자 하고 그 대상이 위치하고 있는 시간적 맥락을 먼저 인식하고자 하였던 것과 함께 서정적 시각이 교차되고 있는 특별한 작가만의 태도를 작업에 앞서 전제할 때 자신의 작업 관점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작가는 시각적 주체로서 대상을 바라보는 것은 대상과 관계하는 것이며 여기에는 시공간적 컨텍스트가 먼저 개입하게 됨을 인식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작가는 어떤 대상 자체를 표현하기 보다는 그 대상을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하게 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한 인식 과정에서 상호작용의 결과에 따라 흔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들과 함께 시각 주체와 대상 사이의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구조 전체를 자신의 회화에서 다루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때 작가가 일차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했던 것은 비워진 공간, 여백의 공간이었음을 볼 수 있다. 작가는 단순한 배경 공간이 아니라 때로는 이미지의 환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다른 차원에서의 채움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비움의 공간이 되어 드러나기도 하는 양가적 공간의 여러 양태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상학자 후설(Edmund Husserl)은 대상이 단순히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지향성 속에 드러나게 되는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유사하게 작가는 의식이 대상을 향하게 될 때 대상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포착하게 되는 형상을 이미지로 인식되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면서 여기에 그 이미지의 일루전적 한계를 동시에 노출시켜 이를 직시하도록 만들고 동시에 서정적 공간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고자 한 것이다.
사실 존재라는 것은 채움과 비움, 시간과 공간 사이에서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실상이자 허상일 수 있다. 존재는 단순히 있는 것이 아니라 채움의 드러남과 비움의 은폐의 긴장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에 의하면 비워진 공간, 무(無)의 공간이라는 것은 존재가 드러나는 계기가 된다고 하였다. 비워진 공간은 존재를 묻게 하는 계기이자 가능성을 열어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이데거가 인간 존재(현존재, Dasein)를 본질적으로 시간적 존재로 규정하면서 인간의 삶이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지평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점은 이민경 작가의 작업에서 시간의 축적과 함께 그 시간이 구축해낸 공간과 그 여백으로서 비워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채움과 비움이라는 역전된 공간의 관계성과 이를 잇는 시간성 속에서 그 양가적 구조 가운데 형상이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드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존재와 존재의 지평에 대해 각성하도록 만드는 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함께 작가가 이와 같은 인간의 존재적 위치를 직시하는 가운데 인간 존재와 인간 의식의 현재를 묻고 있는 바로 그 지점에서 방향을 틀어 작업에 서정적 의미를 투사하면서 인간 존재에게 위로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지점이다. 시간의 흐름을 하나하나 되새기면서 구축해낸 흔적들로부터 존재를 확인해 가면서도 그 이면에서 감지되는 텅 빈 공간은 가끔 환영처럼 다가와서 무엇이 존재인가를 의심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존재에게 위로를, 공감을, 사랑의 말을 건네는 일이 필요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에게는 결국은 이 말이, 이 발화 행위가 예술 행위 그 자체이자 존재에게 의미의 이름을 붙이는 특별한 행위가 되어 존재자로서 자기 확인의 최종 보루가 될 것이라고 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작업과 함께 전시를 통해 위로의 말과 같은 자신의 작업을 관객들에게 건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미술비평)
작가약력
이 민 경 Lee Min Kyung
단국대학교 서양화과 동 대학원 회화과 졸업
2025 아트스페이스 NEO 초대전 ‘겹의 흔적과 시간’(아트스페이스 네오/ 안산)
2025 팔달문화센터 초대전 ( 팔달문화센터 갤러리 / 수원)
2025 불안정한 질서 ( 갤러리 스틸 / 안산 )
2021 더 갤러리 초대전‘ 적적 만경’ (더 갤러리 / 안산 )
2021 적적만경 ( 갤러리 스틸/ 안산 )
2020 레드엘 갤러리 선정작가 초대전 ( 레드엘 갤러리 / 대전)
2014 이민경 초대전 ( TrES 갤러리/ 프랑스 낭트 )
2013 갤러리소유 초대전 ( 갤러리 소유 / 서울 )
2011 쌓기와 채우기의 시간과 삶 ( 토포하우스 / 서울 )
2010 갤러리 믿음 초대전 ( 갤러리 믿음/ 안산 )
2010 쌓기와 채우기의 시간과 삶 ( 단원 전시관 1관/ 안산)
2007 공간속 사람이야기 ( 단원전시관 2관/ 안산 )
2007 공간속 사람이야기 (대안공간 눈 / 수원)
2004 이민경 개인전 ( 갤러리 가이아 / 서울)
그룹전 및 아트페어 154회
수상 및 경력
2021 경기청년작가 선정
2019 대한민국미술인의날 정예작가상
2018 단원미술제 선정
2015 단원미술제 선정 특별상
leeart73@naver.com
instagram@leeart73
YouTube : Artmk
작품
적적한 달 —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60.5x60.5cm, 2025
안녕하세요 —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27x45.5cm, 2026
바라던 바다 —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60.4x60.5cm, 2025
사랑 — 캔버스에 아크릴,장지, 60.5x60.5cm, 2025
달빛 아래 적적만경 —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 종이, 145x112cm, 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