未土의 문법 : 감각과 파편의 병치로부터 The Grammar of Mito : Where Senses and Fragments Collide

김수정 Sujeong Kim Solo Exhibition

전시제목
未土의 문법 : 감각과 파편의 병치로부터
전시작가
김수정
전시일정
2025.11.25~11.30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홈페이지
www.42art.com
未土의 문법 : 감각과 파편의 병치로부터 The Grammar of Mito : Where Senses and Fragments Collide


형상 없는 시간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150x196cm, 2025


경계에서 피어나는 것들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72.7x60.6cm, 2024

레테의 강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90x65.1cm. 2025
세계의 끝에서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90x65.1cm, 2025
경계의 문을 지나며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130.3x162.2cm, 2025
몸의 기억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112.1x145.5cm, 2025

해체와 중첩으로 사유하는 존재의 지형

나의 작업은 단일한 시선이나 선형적 서사로는 포착할 수 없는 존재의 다층성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어떻게 존재를 사유하고 감각화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하며, 그 물음은 침전된 감정, 언어로는 포착되지 않는 기억의 잔향, 그리고 파편적인 이미지들의 충돌로부터 발현된다.
핵심 작업 방식은 ‘해체와 중첩’이다. 이는 단순한 콜라주의 외형을 넘어서, 하나의 이미지를 해체해 독립적인 조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거나, 서로 다른 시공간의 파편들을 한 화면에 겹쳐 놓음으로써 다차원의 감각을 유도하는 구성 방식이다. 각 파편은 고유한 시간성과 감정의 밀도를 지니고 중첩되 며, 이질적인 층들
이 충돌하고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형상과 리듬이 생성된다. 이러한 시도는 단일한 시점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존재의 다층 적 구조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기반에는 ‘미토(未土)’라는 개념이 놓여 있다. 나에게 미토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감각, 말로 도달하지 못한 기억, 퇴적되어 있으나 여전히 살아 있는 감정의 흔적들이 머무는 장소이다. 미토로부터 유래한 ‘미토의 문법’을 통해, 정돈된 구조보다 진동하는 감각을, 선형적인 시간 대신 응축된 층위의 흐름을 따르는 ‘규칙 없는 규칙 ’을 만들어 간다. 미토의 문법은 감정과 형상이 직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충돌하고 어긋남 속에서 예기치 않은 흐름과 구조를 발생시키며, 비선형적이고 다차원적인 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작업은 또한 ‘경계의 공존’이라는 개념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현재 거주중인 파주의 공간성처럼, 상반된 세계가 충돌하고 중첩되는 자리에서 탄생 하는 긴장과 진동에 주목하며, 물리적이거나 개념적인 경계를 흐림으로써, 서로 다른 시공간과 정서의 층들이 공존하고 상호 침투하는 열린 지형을 시 각화한다. 이는 고정된 현실 인식에 대한 도전이며, 여러 층위의 현실을 동시에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예술적 감각을 형성한다. 작업을 통해 나는 변화와 역설, 불완전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생성되는 존재의 풍경을 드러내고자 한다.
의식의 영역을 넘어 다층적 차원으로 확장된 존재에 대한 탐색과 그곳에서의 회화적 기표에 대하여  
김수정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어떻게 존재를 사유하고 감각화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하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공기나 바람을 어떻게 사유하거나 감각화 할 수 있는가와 같은 난해한 문제들과 유사해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공기가 부족한 밀폐된 곳에 있게 되면 보이지 않는 공기에 대해 일정 부분 느끼게 되고,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사물들을 통하여 바람이라고 부르는 어떤 현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지만 인간이 감각하는 것들은 그 그림자와 같은 흔적들일 뿐이며 그 실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와 그 내부의 전자까지 전자현미경과 같은 도구를 통해 시각화하고 있지만 이 역시 시각화 되어 눈에 보이는 것들은 원자나 전자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한 시료와 상호작용한 흔적들일 뿐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보고 감각하는 것, 그리고 그 감각한 것을 지각하는 것은 사실 인간의 어떤 대상에 대한 인지적 해석을 말하는 것이며 감각과 지각이라는 것은 그 인지적 해석 작용에서의 과정을 의미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차이를 구분하여 의미를 구해내고 이름을 붙여 장기적인 기억에 용이하게 만드는 과정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든 감각한 것들이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다. 의미화되지 못하고 이름 붙여지지 않은 것들도 있기에 이러한 것들은 암묵적 기억의 영역에 남게 되거나 심리학적으로는 무의식의 영역에 남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해 ‘미토(未土)’라는 개념을 부여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작가가 그의 작가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나에게 미토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감각, 말로 도달하지 못한 기억, 퇴적되어 있으나 여전히 살아 있는 감정의 흔적들이 머무는 장소이다.” 작가에게는 이것이 자신의 작업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가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작가의 존재론적 지평은 의식의 영역을 넘어 무의식의 영역까지 확장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작가가 말하는 ‘존재의 다층성’이란 작가의 말한 바에 따르면 인간 내면의 구조적 층위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진동하는 감각, 응축된 층위, 흐름을 따르는 규칙 없는 규칙이라는 것 역시 인간 심연의 무의식적 영역으로부터 끌어올려지는 존재적 층위의 여러 단면들일 수 있다. 사유의 측면에서 존재를 바라보아왔던 전통 철학 너머로 그것과 겹을 이루고 있는 존재의 다른 측면까지 통찰하는 시각에서 존재에 대해 다시 읽어보고자 한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의 작업에서는 지적 사유의 흔적과 감각적 파편의 흔적이 혼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구조적 구축과 해체가 중첩되어 동시에 감지되는 독특한 화면을 만나게 된 것 역시 같은 이유일 것이다. 상징과 은유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다가도 마치 충돌하듯 파편화되어 풀어헤쳐져 있는 조형 요소들을 발견하게 될 때에는 그의 작업은 시공간적 좌표마저 소멸된 미지의 세계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는 이를 ‘경계의 공존’이라고 지칭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말하는 상반된 세계가 충돌하고 중첩되는 곳, 서로 다른 시공간과 정서의 충돌이 공존하는 곳이란 서로 다른 체계가 중첩되어 있는 곳이며 모순적일 수 있는 세계의 접붙임이 일어난 곳을 의미하는 것이리라고 본다. 작가는 의식의 세계, 현실의 세계를 살아가는 가운데 무의식과 같은 존재의 심연을 들여다보기도 하였기에 그 두 층위가 겹쳐져 보이는 상황에서 감각되는 것들에 대해, 그리고 사유되는 것들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가운데 기존에 거론되어 왔던 존재론적 체계를 넘어선 시야를 제시해 보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의 열린 지형의 시각화는 이러한 작업 방식처럼 고정된 관념들을 넘어서는 일종의 지렛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작가는 이를 통해 존재에 대한 사유의 틀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뒤집어 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데카르트의 존재론이 의식적 사유의 범주에서 사유하는 주체와 관련된 존재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면 메를로 퐁티는 살아있는 몸에 주목하였고 들뢰즈는 몸 주체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프로이트는 억압된 욕망과 기억을 포함하여 무의식적 차원에서 존재에 대한 탐색을 하고자 하였으며 융은 사회 속의 집단 무의식까지 그 폭을 넓혔던 바가 있다. 여기에 더해 라캉이 존재론을 언어적, 상징적 차원까지 확장하였던 점까지를 고려해 보면 인간 존재에 대한 논의는 의식 세계에서의 사유적 차원을 넘어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몸과 사회까지 확장하여 다층적으로 고찰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러한 논의를 언어적 차원에서 진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회화에서 보여주고 있듯이 다시 감각의 영역으로 환원하여 이로부터 통찰해 보고자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존재라는 것은 언어나 사유의 영역에 한정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며 좀 더 다양한 차원에서 다층적으로 고찰하고 이를 동시에 직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감각이 그대로 녹여 들어갈 수 있는 회화와 같은 좀 더 확장된 기표체계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에서는 이를 회화적 감각으로 번안해낸 시각적 표현일 수 있으나 존재에 대해 접근하는 다양한 방식이 공존하는 작가의 다각적 시선들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작가가 바라보게 된 존재의 다층적 측면일 뿐만 아니라 존재의 조건인 시공간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드러나는 지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와 같은 구조 자체를 회화 속에 담고자 하였다. 인간이 사유하고 감각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사유하고 감각한 결과물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처럼 그 구조 자체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작가는 이를 끊임없이 생성되는 존재의 풍경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작가는 그곳에 관객들의 다양한 시선들을 초대하고자 하여 전시의 문을 열고 있다.
이승훈 (미술비평)

김 수 정Sujeong Kim

작가약력

학력

The 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 Painting, 뉴욕
개인전 총 10회
2025 未土의 문법 – The Flux, 서울
2022 Great Paradox – 아트스페이스 라온숨, 남양주
2021 重重無盡 Mind Pong – H Contemporary Gallery, 분당 
그룹전 총 47회
2023 대전국제아트쇼 – 갤러리 끼, DCC 대전컨벤션센터, 대전 
2023 제우스와 박수무당 – 아트경기 X 팀서화, 금호알베르, 서울 
2023 아트경기 UP 팝업갤러리 – 지혜의 숲 2관 갤러리지지향, 파주 
2023 아트경기 UP 미술장터 – 갤러리 끼, 서울
2023 Takt Collection #1 Summer Show – tapir gallery, 베를린
2023 Gateway 김수정 진희박 2인전 – The Stay Healing Park, 가평 
2022 Tetherig 김수정 김봉수 2인전 – Roy Gallery 압구정, 서울 
2022 브리즈 아트페어 – 예술의 전당, 서울
2022 ARTS 2022 curated by 갤러리 박영 – 서울클럽, 서울
2022 The SHIFT7 1부 Multiverse – 갤러리 박영, 파주
2021 SEEA 2021 for emerging artists – 한가람 미술관, 서울 
2021 제10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 벡스코 제1전시실, 부산 
2021 꿈과 마주치다 – 갤러리 일호, 서울
2021 온 페어 – 유니온 아트페어 x 비브 스튜디오스, 서울 
레지던시
2017 창작공간 퐁낭아래귤림 x 제주문화재단, 제주
2016 하슬라 국제 레지던시 x 강원문화재단, 강릉
2014 takt kunstprojektraum, 베를린
주요 수상
2016 서울예술재단 포트폴리오 박람회 입상
2014 제12회 부산국제환경예술제 아시아 청년 작가전 특선
2012 아트피플 미술문화 매거진 신인작가 공모 시각예술대전 대상 
2011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 현대조형미술대전 우수상
주요 소장처
박영장학재단, 파주
The Star Hue 골프&리조트, 양평
The Stay Healing Park 9 Block, 가평 
The Stay Healing The Kitchen, 가평 
Art Hotel, 이스탄불
Kashya Hildebrand Gallery, 런던 
Palisades Park Public Library, 뉴저지 등

작품

  • 형상 없는 시간 —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150x196cm, 2025

  • 경계에서 피어나는 것들 —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72.7x60.6cm, 2024

  • 레테의 강 —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90x65.1cm. 2025

  • 세계의 끝에서 —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90x65.1cm, 2025

  • 경계의 문을 지나며 —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130.3x162.2cm, 2025

  • 몸의 기억 — Acrylic, Mixed media on canvas, 112.1x145.5cm,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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