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잔상 Afterimages of memory

윤희경 YOON HEE KYUNG Solo Exhibition

전시제목
기억의 잔상
전시작가
윤희경
전시일정
2025.11.11~11.16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기억의 잔상 Afterimages of memory

Oil on canvas, 130.3x89.4cm, 2025

Oil on canvas, 72.7x72.7cm, 2025

기억의 잔상-머물다

Oil on canvas, 45.5x45.5cm, 2025

기억의 잔상-흐려진 시간

Oil on canvas, 162.2x97cm, 2025

작가 노트

엄마가 가꾸시던 작은 정원, 그 안에 피어 있는 초롱꽃의 가녀린 움직임에 빠져들어 물끄러미 그리고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생명체의 미세한 움직임, 나는 그 섬세한 움직임을 화면 위에 옮기고 싶었다.

이 작은 기억은 이후 나의 회화 세계를 지탱하는 근원이 되었다.

나에게 있어 기억들은 최근의 선명한 기억과 지나간 과거의 흐릿한 기억들이 공존한다.

엄마의 작은 정원에 대한 오래전 기억 그리고 얼마 전에 산책길에 보았던 길가 한켠에 피어 있는 강아지풀 까지 분명히 존재했던 선명한 순간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흐릿해지고, 남겨진 흔적들은 낯설게 변형된 형태로 다시 떠오른다.

나는 오래전부터 생명체의 존재와 생성, 그리고 소멸의 과정을 화폭 위에 옮기며, 붓질로 인한 흐림의 회화 언어를 통해 그 본질을 탐구해왔다.

그 작업 과정에서 흐릿한 결로만 남아 있던 생명의 흔적은 이제 화면을 가로지르는 선을 따라 변형되고 흘러가며, 시간의 결을 드러낸다.

그 선들은 어느 순간 흩어지고 사라지듯 보이지만,

그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에서 오히려 새로운 감각이 피어난다.

어떤 것은 잊히고, 어떤 것은 남겨지며, 또 어떤 것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기억은 결코 고정된 형태가 아니다.

빛과 시선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되는 이미지 처럼, 우리의 기억 또한 계속해서 흐르고 변한다.

우리는 그 틈새 속에서 완전한 형상을 찾으려 애쓰지만,

결국 기억이란 단일한 이미지가 아니라 수많은 잔상들의 집합임을 깨닫게 된다.

나의 작업은 이처럼 흐려지고 흩어지는 기억의 성질을 시각화하는 시도이다.

나는 어떠한 형상을 표현 할때 무수한 붓질을 통해 완전한 형상을 붙잡으려는 시도 대신, 그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과 잔상들이 겹쳐지는 지점에 주목한다.

나의 그림에서 기억은 고정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새롭게 생성되고 변화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2025년 10월, -윤희경 작가노트-

생명 혹은 기억의 잔상으로부터 읽게 되는 변화의 의미에 대하여

윤희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화면에 빛과 색이 스며드는 듯한 독특한 느낌이 담긴 여러 가지 방식의 회화 작업을 선보 이게 된다 . 작가는 그의 작가노트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가꾸시던 정원에서 초롱꽃에 빠져들어 하염없이 바라보며 생명체의 움직임을 화면 위에 옮기고 싶었던 작은 기억”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 이 기억이 자신의 회화 세계를 지탱 하는 근원이 되었다고 말한다 . 하나의 생명체가 생성되어 움직이고 변화하며 소멸하게 되는 일련의 흐름을 보게 되면 서 작가는 자신이 마주하게 된 그 생명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 ,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화폭에 담아내고 싶은 마음을 갖 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그런데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기억의 잔상”이라고 하였다 . 작가가 먼저 주목했던 것은 생명이었는데 이를 기억 , 그리고 잔상이라는 지점으로부터 풀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 본디 생명이란 살아 존재하는 실 체를 말하는 것이지만 생명은 항상 변화 가운데 있는 것이기에 작가는 이를 기억이라는 인간 내면에 저장된 영역으로 부터 , 그리고 잔상이라는 남겨져 있는 영역으로부터 되새김질 하는 과정에서 그것의 의미를 고찰해 보고자 했던 것으 로 보인다 . 물론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희미해지거나 변형되기도 하고 심지어 망각하게 될 수 있고 흔적이라는 것 역시 점차 사라지는 것일 수 있지만 작가는 생명의 속성과 닮아 있는 기억으로부터 이를 더 깊이 알아가 기 위해 자신의 작업을 ‘기억의 잔상’이라는 주제에서 제시한 것처럼 기억에 남겨져 있을 법한 잔상의 이미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탐구해오게 되었던 것 같다 .  

작가는 생명체가 변화하는 것 , 미세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빠져들어 이 순간을 오래 간직하려는 듯 이를 화면에 옮 기는 가운데 자신의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작가는 이러한 과정이 기억을 하는 과정과 닮아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은 작가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작가에게는 생명의 흔적을 회화적 방식으로 담아내는 것이 어떠한 사건이나 어떤 대상에 대한 감각이 기억에 잔상으로 남겨지는 것과 유사해 보였던 것이다 . 모든 인간은 아 름다운 것 , 소중한 것들을 오랫동안 간직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 작가가 회화 작업을 통해 화면에 담아내고자 했던 것도 바로 그러한 것들일 것이다 .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들은 변화하기 마련이고 작가가 빠져들었던 초롱꽃 역시 오랫동안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피었다 지는 것이기에 작가는 기억에 잔상처럼 남아있는 것과 닮은 회화 작업 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도하는 가운데 자신이 경험했던 순간들을 회화적 흔적으로 남기고자 했던 것 같다 . 그래서 작가의 작업에는 흐릿한 기억처럼 색과 형상이 화면에 스며드는 듯한 표현도 있고 , 얇은 선들이 스트라이프를 이루며 화면에 결을 만들어 내거나 미세한 간극들을 만들어내는 표현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 작가는 이러한 표현을 통해 자신의 작업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축된 잔상들이자 그 연결로 이루어 진 것임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 사실 잔상이라는 것은 존재의 지점이 아니라 부재의 지점에 형성되는 것이고 시간적으로도 후발적 현상이므로 존재하 는 상황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 그러나 인간의 감각이나 기억은 부재의 지점에서 , 그리고 어떤 사건의 지점 이 지나간 이후에 더 강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 작가는 작업을 해오면서 ‘기억의 잔상’이 전해주는 이 미묘한 지점들에 심취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베르그송 (Henri Bergson) 은 ‘기억을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 지속 속에서 생성되는 의식의 흐름’으로 보았고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생성과 변화의 흐름’으로 보았다 .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작가가 선택한 ‘잔상’이라는 말은 과거 의 감각이 현재에 스며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기억에 잔상으로 남는 것 역시 존재 와 관련된 것이며 , 이때 작가가 제안하는 ‘기억의 잔상’이라는 것은 부재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존재의 또 다른 방식일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 밤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사실 수 십 광년 떨어져 있기에 그것을 보고 있는 현재의 순간에 는 부재한 것일 수도 있다 . 그러나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감각적으로 인식되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 모든 존재의 신호들은 그 신호를 발하는 존재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므로 성급하게 존재 유무에 대해 판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작가는 지속적으로 흐르고 변화하는 시간과 그 시간의 결 , 사이의 틈새로부터 새로 운 감각이 피어나는 것에 주목하게 되면서 이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연구해오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생 명도 기억도 지속적으로 흐르고 변화하게 되며 , 그 흐름 속에는 흐려지고 흩어지는 가운데 수많은 흔적과 잔상이 남 게 될 것이다 . 그러나 작가는 흐려지고 비워진 곳에 남겨져 전해오는 잔상으로 감각되는 것들이 더 강렬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각성시킬 수 있다고 보고 흐릿한 화면과 비워진 틈새를 화면 전체에 부각시키는 작업을 보여주게 되었던 것 같 다 . 부재의 공간 , 감각의 공간에서 흔적과 잔상으로 전해주는 것은 매번 다르게 인식될 수 있지만 작가는 그것의 경계 면에서 비워진 틈새와 잔상이 구축해내는 것들로부터 감각되는 변화 자체를 즐기고 있는 듯하다 . 생명과 기억의 속성 이 변화하는 것에 있음을 목도하게 되면서 작가는 그 변화의 의미를 음미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작가약력

윤 희 경YOON HEE KYUNG

작가는 1973년 공주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개인전<덕원갤러리, 2002>, <더케이갤러 리,2009>, <공갤러리, 2022>,<갤러리그림손, 2023>, <사이아트  센터 더플럭스, 2025> 등 10회의 개인전과 30여회의 단체 전에 참여하였으며, 식물 이미지를 통한 생명과 시간의 관계를 작품 주제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전

2025 사이아트센터 더플럭스, 서울 2025 호텔 엘리에나, 서울
2023 갤러리그림손, 서울
2022 갤러리 아트N, 서울
2022 공갤러리, 고양
2021 공갤러리, 고양
2009 더케이 갤러리, 서울
2009 상하이 아트페어, 상하이
2009 현대 갤러리, 대전
2002 덕원갤러리, 서울
단체전(총30여회)
2025 우연,필연,얽힘 (스페이스458, 서울)
2025 Art shopping (Carrousel du Louvre, Paris, France)
2025 파동의 시작점 (갤러리은, 서울)
2023 식물四惟전 (공갤러리, 일산)
2023 서울아트쇼 특별전 초대작가 (코엑스, 서울) 2022 기억의 방식 초대전 (갤러리 아트N, 서울)
2021‘동행’전 (공갤러리, 고양)

수상

2025 대한민국 정수미술대전 우수상

2025 서울국제미술대상전 특선

2010 서울메트로 전국미술대전 최우수

상2004 소사벌 미술대전 우수상

2003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특선

1999 MBC미술대전 특선

작품

  • 기억의 잔상 — Oil on canvas, 130.3x89.4cm, 2025

  • 기억의 잔상 — Oil on canvas, 72.7x72.7cm, 2025

  • 기억의 잔상-머물다 — Oil on canvas, 45.5x45.5cm, 2025

  • 기억의 잔상-흐려진 시간 — Oil on canvas, 162.2x97cm,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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