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man with Tiles 1
Pigment Print on Canvas, 74x86.5cm, 2025

Blue Avenue 1
Pigment Print on Korean Paper, 42x56cm, 2025

Girl in a Pool 1
Pigment Print on Canvas, 61x61cm, 2025

Painted Veil 1
Pigment Print on Canvas, 53x72cm, 2025

Red Beret 2
Pigment Print on Canvas, 48x72cm, 2025
작가 노트
무의식적으로 걸으며 배회하는 일은 지나간 시간을 가록하고 재생하며 감각을 축적하기 위함이다. 카메라로 수집한 도시의 표 면들은 내 기억 속 불분명한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계획적인 도시공간과 그 속에 숨어있는 느슨한 구석들 사이의 균형과 긴장 감은 불분명한 감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대로변 뒷골목 안의 칠 벗겨진 담벼락이나 매끈한 통 유리 속 고즈넉한 벽지의 무늬처 럼 변화의 속도에 틈틈이 자리잡은 시간의 흔적들…복잡하고 다층적인 도시의 표면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비로소 기억 속 감정의 조각들이 드러난다.
시간의 가치가 묻어나는 옷들을 해체하고 변형하고 재구성한다. 빛 바랜 표면이 손의 감각을 자극하면 세월의 기억이 빛을 발한 다. 옷의 표면과 내면이 뒤섞이는 순간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이 드러나고 감춰졌던 공간 속 예기치 않은 구조와 마주한다. 오 래된 도시의 거리를 걸으며 마주치는 질감의 향연과도 같다. 서로 다른 시간 속의 구조물처럼 긴장된 힘으로 감각을 자극한다.
축적된 시간의 옷을 입고있는 도시와 도시에 넘쳐나는 옷의 시간들은 기억장치가 되어 감정과 추억을 꺼내오고 휘발성 강한 격 정의 순간을 붙잡아야 하는 나는 작업에 빠져든다. 기억장치들을 변형하고 조합하는 일은 과거의 느슨하고 아련한 감정에 현재 진행형인 감각이 개입하는 과정이며 그 접점에서 고조된 감정을 물리적 형태로 구축하는 행위이다. 산만한 감정의 파편들은 한걸 음씩 천천히, 한땀 한땀 느리게 시간의 흐름으로 짜맞춰진다.
인간 내면의 감정과 그것의 경로를 탐색하는 것에 대하여
채정은 작가는 이미지와 감각의 관계로부터 시간성과 기억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감정과 정서를 구축하는 경로에 대해 고찰하는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수행해왔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주목해 온 이미지의 문제를 도시와 옷의 관계 속에서 추적하며 다양한 상상과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작가는 “축적된 시간의 옷을 입고 있는 도시, 도시에 넘쳐나는 시간들은 기억장치가 되어 감정과 추억을 꺼내온다”라고 말한다. 작가는 인간 의식의 표피일 수 있는 감각이라는 것은 사실 이미지 혹은 그것과 시간성의 경로를 따라 연결되어 있는 기억과 관련되어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그의 작업에서 인간 의식이 시간적으로 축적되어 있는 공간인 도시 이미지를 인간의 물리적 표피인 옷과 병치시키면서 이미지적으로 중첩되어 있는 세계를 통해 이를 제시해 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작가는 옷의 이미지를 도시 건축물처럼 구조화 시키고 이를 다양한 형태로 구축하는 가운데 도시에 내장된 시간성을 불러오는 작업을 선보이게 된 것은 이미지와 기억의 관계를 도시 구조에서의 시간성으로부터 감각하게 되는 것들로부터 통찰적 시각을 갖게 되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작업에서 이처럼 도시와 옷의 이미지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를 이미지와 감각의 문제로부터 시간성과 기억의 문제로 환원시키고자 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와 차이를 드러내는 인간의 외부 환경, 즉 도시 공간이나 옷에 담겨 있었던 불확실해 보이지만 존재하고 있는 미지의 어떤 것들에 주목하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그의 작가노트에서 “도시의 표면은 내 기억 속 불분명한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라고 하였다. 인간의 감각 기관에서는 도시의 표면은 단지 이미지 방식으로 압축되어 수용되기에 모호하거나 불분명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각 정보의 차이가 연속하여 주어지게 되면 인간의 외부 공간에 시간 방향의 두께감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차원의 공간적 감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기에 작가는 그 모호하고 불분명해 보이는 감정이 새로운 차원의 좌표 속에서는 더 깊이 있게 인식될 수 있을 것임을 직관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작가는 옷을 포함하여 인간의 외피이자 도시의 표면을 시간적 변화에 따라 층층이 겹쳐지도록 표현하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파생되는 일종의 레이어들을 기억 속 이미지들과 교환하거나 겹쳐지도록 함으로써 인간이 감각하는 것들이 놓여 있는 상황과 그 시각적 환경의 성격에 대해 새롭게 환기시키는 작업을 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어떤 특정한 기억이나 특정한 시간성, 역사성 등을 작업에 가져오고자 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작가는 도시와 옷의 이미지들을 해체하고 변형하여 재구축된 이미지들로부터 인간이 감각하는 공간의 구조적 상황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작가가 이를 ‘기억장치’라고 지칭하며 이미지로부터 시작하여 기억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감각의 파편들이 전달되고 저장되는 프로세스 자체를 인식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고자 하였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가는 감정과 추억에 빠져들게 되는 인간의 감각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여기에 개입하는 가운데 감각을 고조시키거나 조절을 해나감으로써 일견 불분명해 보이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인식해왔었던 감각의 영역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시각을 제시해주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가 자신의 작업에 사용했던 용어들, 즉 ‘계획적’, ‘느슨함, 혹은 ‘균형’ ‘긴장’과 같은 말들은 작가가 말하는 ‘기억장치’를 조율하는 방식에 대한 표현일 수 있으며 이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여러 악기 소리의 범주를 고려하여 이를 지휘함으로써 다양한 감성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과 유사한 개념들일 수 있다고 본다. 이와 마찬가지로 작가는 인간 외부의 이미지들을 시공간적 범위를 세밀하게 조율하면서 구축적으로 쌓기도 하고 다른 이미지들과 교차하거나 치환하는 작업을 통해 인간 내면에 감정과 정서로 남게 된 것들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경로로 인간 내면에 쌓이게 된 것들인지를 탐색하는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읽혀진다.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대부분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렵고 불분명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작가는 어떤 특정한 감정 자체보다는 감정의 경로를 자신의 작업에 기록해 보고자 했던 것 같다. 아마도 작가에게는 그것이 인간의 감정처럼 모호해 보이는 인간을 그리고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이라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작가약력
채 정 은 Chae, Jung Eun
학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동대학원 졸업 (금속공예 전공)
개인전 총 11회
2024 Being layered - 창동 갤러리 초대 (창원)
2023 Being layered - 사이아트 스페이스 선정 작가 (서울)
2023 Art Teleported 2023 - The Art Shows and Conference for Nomadic Artists, (Cica Museum, 김포)
단체전
2025 Scale 1: ∞ 채정은, 전지현 2인전 (갤러리 지아가가 기획, 서울)
2025 잔상 : 눈을 감아도 보이는 (라트 기획 공모, 인사1010 갤러리, 서울)
2025 New York Bridge Art Festival (Cosmos Gallery, New York)
2025 No Space, No Painting (바이브 아트스페이스, 웨이브 아트스페이스 기획, 서울)
2024~2025 문래 아트페어 MOAF (아트필드 갤러리/술술센터, 서울)
2024 Clothing Installation 2인전 (왕십리 문화재단 갤러리 허브, 서울)
2023 개간되지 않은 땅, 비엔날레 날땅 (태백 청년마을 기획, 태백시)
2023 MirROr Moment : Miro Race 디지털아트 국제공모전 선정작가 쇼케이스 (Miro Center, 광주)
2022~2025 월간 옥키 (갤러리카페 옥키, 서울)
2019~2024 ANBD (Asia Network Beyond Design) 정기전 (Bangkok, Phuket, Seoul, Shanghai, Tainan, Taipei, Tokyo)
2021 ANBD Excellent Award 수상 (Tainan Main전)
instagram @bluemoon617135
작품
Woman with Tiles 1 — Pigment Print on Canvas, 74x86.5cm, 2025
Blue Avenue 1 — Pigment Print on Korean Paper, 42x56cm, 2025
Girl in a Pool 1 — Pigment Print on Canvas, 61x61cm, 2025
Painted Veil 1 — Pigment Print on Canvas, 53x72cm, 2025
Red Beret 2 — Pigment Print on Canvas, 48x72cm, 202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