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NISM

바람이 불어
drawing on Arches, 75x52.5cm, 2023
Prainting-chorus II 바람이 자꾸 부는데
drawing on Arches, 75x52.5cm, 프레인팅 시리즈5, 2023


흔들리는 물결
PHANISM: Duration, Proliferation, Generation
2025. 7. --
판이즘(PHANISM), 감각의 한계적 위치 혹은 이로부터 직관하는 것들에 대하여
권순왕 작가는 판이즘(PHANISM)이라는 신조어(新造語)를 통해 자신의
작업 이념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여기서 ‘판’이라는 것은 한국 고유의 말로 그 의미는 물리적으로 보면 ‘2차원의
평면(장:arena/막:retina
/면:scene)’ 혹은 ‘3차원의 얇은 입체(판:plate)’ 정도의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문맥에 따라서는 영어에서의 field, 즉 ‘활동이나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을 의미하기도 하고 edition, 즉 인쇄에서의 판처럼 반복된 틀이나 고정된 형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작가가 이 ‘판’이라는
개념에 ‘-ism’을 붙여서 사용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ism’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어떤 낱말의 뒤에 붙여서
그것의 의미를 이념화, 체계화, 상태화 시키기 위한 접미어로
사용되는 것이므로 이를 고려해 보면 작가는 ‘판’이라는 개념을
자신의 조형 이념이자 작업의 방향성 설정을 위한 체계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며 작가는 자신의 이와 같은 관점을 명확히 제시하기 위한 방법으로
판이즘(PHANISM)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고자 했던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제2차 세계대전을 경험하게 되면서 중심적 진리성에 대한 회의가 점증하기 시작하였고 1960년대 이후에는 대중매체의 변화와 함께 다원화된 시각이 보편화 되면서 예술 영역도 사조나 이념 중심에서
벗어나 개별적 실험과 개념 중심으로 전환되었기에 ‘-ism’보다는 ‘-art’로
어떤 예술적 경향성에 대해 명명하는 방식에는 변환가 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별히 2000년대 이후에는 이것이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과연 이 시대에 자신의 작업 이념에 대해 ‘-ism’을 붙여 사용하는 것은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작가는 오히려 도발적인 방식으로 ‘판’이라는 개념에 ‘-ism’이라는 말을 굳이 덧붙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사유해왔던 것들을 이념화하고 이를 중심적 개념으로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작업 경향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작가는
자신의 조형 이념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논리를 제시하고 다원화된 시대 속에서도 조형 운동과 같은 일정한 흐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물론 작가로서의 개인의 조형적 제안이 한 시대 혹은 한 지역의 주요 조형 이념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 또는 보편화된 시대정신으로서 학계나 문화계의 중심적 이념으로 진입하는 일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자신 작업과 조형 이념의 제시가 예술 영역에서 하나의 중심축을
세우는 일이 될 수 있고 작가에게는 이것이 자신의 작업 프로세스에 필요하다고 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를 판이즘(PHANISM)이라고 천명하는 것과 함께 “권순왕의 지속, 증식, 생성”이라는 부제를 덧붙이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여기서 ‘지속’이라는
개념은 작가가 베르그송(Henri Bergson)의 지속 개념을 차용한 것으로 권순왕 작가가 판이즘
작업을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사용해 온 작업의 논리이기도 하다. 베르그송의 ‘지속’ 개념은 의식의 속에서 흐르는 질적 시간을 의미하는데 이는 단순히
순간들을 이어 붙인 연속 개념이 아니라 상호 침투하는 흐름으로서의 시간이며 창조적 진화와 생명의 역동성을 드러내는 개념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권순왕 작가의 작업을 살펴보면 포착된 순간순간을 드러내고 그로부터 연속성을 읽게 되는 부분도 있고
작은 파편들이 반복되거나 순환되어 상호간의 새롭게 연계된 이미지들로부터 전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를
보면 작가에게 있어 시각적으로 인식되는 ‘판’이라는 개념에는
분절된 한 순간이나 그것의 연속성이 만들어내는 기계적 연속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가 지향하는
것들을 근거로 하여 다시 보면 그러한 기계적 연속으로서의 시간 개념이 아니라 그 기계적 연속이 만들어낼 수 없는 초월적 시간성을 자신의 작업을
통해 역설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자 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일정한 틀 속에 고착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 지점에서 도약하여 초월적 영역으로의 이행하는 것을 촉발시키는 다른 차원의 시간 개념을 담아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시각적 감각의 영역 혹은 표현의 영역의 막다른 지점에서 만나게 될 때 이르게 되는 의식 속의
질적 시간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은 점, 선, 면과 같은 물리적 세계 내의 공간적 방식에 의한 것이기에 이를
통해 점의 연결, 선의 연결, 그리고 면이나 판의 연결까지
표현할 수 있겠으나 여기에는 언제나 분절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작가는 이 한계적 지점을 극복하고 의식의 도약을 시도하는 방법을 베르그송이
말한 ‘지속’의 개념으로부터 가져오고자 했던 보인다. 물리적 한계 지점에서 오히려 의식의 흐름을 느끼게 되고 지속되고 있는 질적 시간을 인식하게 된다면 창조적 진화, 그리고 생명의 역동성을 마주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 세계 속에서 증식하고 생성되는 현상들의 실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기에 작가는 이를 자신의 작업을 통해 제시하고 제안하고자 했던 것이다.
인간은 눈 앞의 물리적이고 현상적인 것들을 감각 기관에 의해 감각하고 이로부터 정보를 얻어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 판단하기 쉽지만, 사실 인간의 삶을 포함하여 세계의 비밀스러운 부분은 눈에 보이는 현상적인 것들 너머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감각 기관의 감각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고 부정확하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다섯 가지 감각 기관으로 감각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직관’이라는 방식을 사용하게 되었을 것이다. 인간 내면의 의식의 흐름 역시 이러한 영역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문화나 예술의 영역 역시 이와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각 예술의 경우에도 전적으로 시각이라는 감각기관에 의해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술적 소통이라는 것은 시각 감각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의식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거나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부정하며 다른 차원에서 심안(心眼)이 작동되어야만 진정한 예술적 소통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 ‘직관’(Intuition)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구분하여 지칭해 왔던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인간에게 있어 감각 기관의 한계를 노출시키고 드러내는 것은 인간의 본 모습을 직시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감각 정보로부터 인식된 것들을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분석하는 것이 한계점에 이르러 있음을 알게 될 때 인간은 다른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고 ‘직관’은 바로 그 한계점에서 찾게 되는 탈출구이자 한계를 벗어나는 도약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순왕 작가에게 있어 판이즘(PHANISM)은 인간 한계를 보여주는 방식이자 직관에 이르게 하는 작가적 비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작가는 인간으로서 망막이라는 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지점에 서서 캔버스라는 판의 한계적 매체를 통해 인간은 의식 속의 내밀한 것들을 소통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소통은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일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작가가 그 불가능함을 드러내 보여주려는 것은 가시적 한계 내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그곳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한 작가적 조형 어법이자 대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판이즘(PHANISM)은 바로 그 불가능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작가적 수사법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 앞에서는 작가가 붓질을 하고 행위를 한 모든 흔적들을 한계적 위치에 남겨 놓음으로써 작가가 전해주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상상하게 만들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이 작가가 전해주고자 했던 것들 아닐까라는 또 다른 상상을 해보게 된다.
이승훈 (미술비평)
권 순 왕Qwon Sunwang
작가약력
개인전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박사(Ph.D)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학사졸업
2011 Majored in Printmaking Department of Art Graduate School, Hongik University(Ph.D)
2003 Graduate school of Mass Communications Sogang University, Department of film & Television studies,(MA)
1996 Graduate school of fine arts Hong-ik University, Printmaking,(MFA)
1992 College of fine arts Hong-ik University, Printmaking,(BFA)
1991 Lithography Study in Summer semester, State University of NewYork, USA
논문 Thesis
2025 : 「한국 전위미술의 프린트 미디어 특성과 동시대 미술」, 예술과미디어학회 KCI
2025 Characteristics of Print Media in Korean Avant-Garde Art and Contemporary Art, Art and Media, KCI
2024 : 「현대미술의 프린트미디어 특성과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예술과미디어학회 KCI
2024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haracteristics of Print Media in Modern Art and Korean Avant-garde Art, Art and Media, KCI
2022 : 「Prainting과 Phanism의 시지각적 이미지」, 예술과미디어학회 KCI
2022 Visual-Perceptual image of Prainting and Phanism, Art and Media, KCI
2014 : 「개념판화와 동시대미술의 장치」, 예술과미디어학회 KCI
2014 Conceptual Printmaking and Apparatus of Contemporary Art, Art and Media, KCI
2013 : 「판화란 무엇인가?」, 예술과미디어학회 KCI
2013 What is a Print?, Art and Media, KCI
개인전 47회 서울, 파리, 스트라스부르크
2025 <PHANISM: 지속, 증식, 생성>, Gallery The Flux
2025 <섬광의 물질Material of Flash>, Art Space X
2024 <Prainting-Attitude and sense>, Das Zimmer Gallery
2020 <Prainting>, 우손갤러리
2019 <가려진 지속-역사, 시간, 생명>, 금산갤러리
2006 <Rendezvous>, 밀플라토 갤러리, 파리, 프랑스
2006 <Finding a kite>,크세쥬 갤러리
2005 <그림자 잡기>, 국제교환작가 보고전, 고양레지던시
2005 <Catching the shadow>, CEAAC 스트라스부르크,프랑스
2004 <회화의 원형>, 송은 갤러리
수상 및 레지던시
2024 LIFETIME ACHIEVEMENT AWARD, 미합중국대통령, USA
2021 SEARCH_예술적 거리두기 해제법, 서울문화재단
2020 룩셈부르크 아트프라이즈 2020
2020 일한판화회장상수상, (일.한우호판화협회, 효고현미술관)
2018 제1회 강국진판화상수상, 한국현대판화가협회, 경기도미술관협찬
2012 제20회 대한민국 기독교미술대전 대상수상
2017~2018 골드레지던시 2기
2009~2010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레지던시 4기
2006 21세기 미술 / 비평가상 수상(한국미학미술사 연구소)
2004~2005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1기
2005 창동·고양 국립창작스튜디오 제1회 국제교환작가 선정 (MMCA)
2005 프랑스 CEAAC (유럽 현대미술센터) 레지던시 (스트라스부르크,프랑스)
(MMCA)
단체전
2025 <Project:Hongsan>, 테오화랑
2025 <감각 언어로서의 프레인팅Image_Text_Vocabulary>, Cyart center, AG7
2025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COEX A, 갤러리박영
2025 <Silent Prayers>, 갤러리 세줄
2024 <판화 오디세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024 <Force Majeure>, 갤러리 박영
2024 <PRINT X>, 진천생거판화미술관
2024 <윤슬: 아름답게 반짝이는 물비늘처럼>, 유나이티드갤러리
2024 <PLAS>, Coex, Gallery The Flux
2024 <절제, 연대>, 수호갤러리
2023 <판화지도2 대안적 세계관>, Jane Clair
2023 <NONE-SITE>, G contemporary
2023 <본;본질주의>, 갤러리초이
2023 <감각의 확산>, 갤러리플럭스
2023 <세상의 모든 드로잉>. 아터테인, 홍천미술관
2022 <판화지도_NEWTRO>, 유나이티드갤러리
2022 <Arttoken NFT101>, 강동아트센터
2022 <낯설게, 소소하게 눈부시게Perfect Strangers Eyes>, G contemporary
2022 <Phanism-action, Inaction>, 갤러리플럭스
2021 <SEARCH_예술적 거리두기 해제법>, 서울문화재단
2021 Novosibisk Graphic art Triennial/2021,
Novosibirsk state museum, (Russia)
2021 <Post-Prints2021>, 수림문화센터
2020 <관계적 차연>, 갤러리 플럭스
2020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Neo Mixed era with Neobalanced Encounter>, 공주
2020 <KIAF ARTSEOUL2020>
2019 <冬至>光城국제현대예술제, Xingcheng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estival 중국
2019 <이미지_역사와 인간 사이 다섯 가지 해석들Image_5 Interpretation between History and Human>, 토탈미술관
2019 <KIAF2019>, 코엑스A홀, NO 69 Wooson Gallery
2019 <서안현대국제초대미술제-Charm of Chang'an and Silk Road>,중국서안감양청위서미술박물관
2018 Jirisan International Arts Festa<일상의 예술Put life into the life>, 서울예술의 전당,
2017 <GAS 색각이상-피의온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2 <도시의 비밀>, 대구사진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특별전, 대구예술발전소
2012 2012 Russia Novosibisk International Graphic Biennial,
Novosibirsk museum, (Russia)
2012- 202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초빙교수
2023-2025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 학술연구교수
인스타그람 : qwonsunwang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이루크츠크미술관(러시아), 크라코우판화트리엔날레미술관(폴란드) HOMA미술관, 사키마미술관(일본), 대한주택공사, 대우건설, 진천군립판화미술관, 다마미술대학(일본), 중앙미술학원(중국), (주)골드라인, 루쉰미술학원(중국), 뉴욕주립대학교(미국), 밀양시립박물관, 밀양시청, 의열기념관,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유나이티드문화재단 등
작품
바람이 불어 — drawing on Arches, 75x52.5cm, 2023
Prainting-chorus II 바람이 자꾸 부는데 — drawing on Arches, 75x52.5cm, 프레인팅 시리즈5, 2023
던져진 선으로부터 — Woodcut Process, Oil on canvas, 65.2x53cm , 2023
흔들리는 물결 — Drawing, 75x52.5cm, 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