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경 Sookyung, OH Solo Exhibition

오수경 Sookyung, OH Solo Exhibition

전시제목
오수경 Sookyung, OH Solo Exhibition
전시작가
오수경
전시일정
2025.04.22~04.27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오수경 Sookyung, OH Solo Exhibition
Geo-Pilgrim
Pilgrim-Dunhuang
Acrylic on Canvas, 91x117x5cm, 2025

오 수 경

Pilgrim-Mingsha Hils

Acrylic on Canvas, 80x117cm, 2025

Geo-Pilgrim-A mailepost I

Oil on Canvas, 91x117x5cm, 2024

2 Geo-Pilgrim-A mailepost II
Acrylic on Canvas, 80x117cm, 2024

시적 언어, 감각의 언어로 번안된 가시적 영역 너머의 세계에 대하여

오수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산과 길과 땅을 그려낸 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런데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가가 그려낸 것들은 작가가 경험하고 본 것들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아니라 시적 언어에 가까운 직관적인 표현들인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는 작가가 이번 전시를 “Geo-Pilgrim”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과도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단지 대지의 모습을 묘사하거나 그대로 그려 내고자 하는 의도로 작업한 것이 아니라 마치 순례자가 된 것처럼 순례의 길과 같은 행로 가운데 마주하게 된 대지의 풍경과 상황에 대해 몸으로 직관하게 된 것들을 자신의 작업 안으로 가져와 이를 감각적인 방식에 의해 자신의 회화 언어로 저장하고 기록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현대인들은 종교적 수행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순례의 길을 떠나기도 한다. 이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순례자의 행로와 유사하다는 것을 현대인들도 언제부터인가 깨닫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작가 역시 인간의 삶 대해,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 대해 알아가고자 하여 순례의 길을 떠나고자 했고 그 과저어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 들을 경험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순례의 길 가운데 인간으로서 거칠어 보이기도 하고 평온한 안식의 공간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대지에 대한 경험, 그리고 이로부터 직관하게 된 것들에 대해 표현하는 작업을 연구해 오면서, 물론 이러한 부분이 시각적인 영역, 물질적인 영역 안아 담을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의 회화 작업 안에 담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질문 하는 가운데 작업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가 선택한 것은 ‘시적 언어’이자 ‘감각의 언어’로서의 회화였던 것 같다. 사실 회화라는 것은 캔버스를 비롯 하여 안료와 같은 물질을 도구로 하는 것이고 가시적인 시각적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작가가 경험하게 되었던 비가시적인 영역, 물질의 영역을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작가는 그 간극을 넘어서는 방법을 시적 상징성이나 감각이라는 지점, 즉 물질과 정신의 양가성이 겹쳐진 부분에서부터 찾아낼 수 있다고 보았던 것 같다. 다시 말해 작가는 회화라는 영역 안에서 직관이나 어떤 정신적인 부분을 그대로 담아내고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상징적 형상으로부터 유추되는 상상의 지점으로부터, 또는 특정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물질의 질감이나 색채적 감각은 물질과 정신을 이어주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이 직관하게 되었던 부분이나 내면의 정신적 영역까지 전달하는 매개적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찾아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작가는 이처럼 자신의 외부로부터 감각하게 된 것들이 자신의 내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상징적이며 감각적인 방식의 표현을 찾아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이유로 작가가 그려낸 작업은 산이나 대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있음에도 평상시 보아왔던 산이나 대지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패턴이나 흐름이 담아놓은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가가 마주하게 된 자연을 순례의 길로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이로부터 경험하게 된 산이나 대지라는 것은 작가가 작업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패턴적 방식의 변화 그 자체였으며 지속되는 어떤 에너지의 흐름과 같은 것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색에 색을 쌓고 형태로 형태를 쌓아 올려서 작가의 작업 행위의 흔적들을 마치 지층처럼 겹쳐 놓음으로써 눈에 보이는 자연이 아니라 그 너머에 겹겹이 쌓여있는 광활하고 거대한 원초적 공간의 층위들과 함께 억겁의 시간의 흐름이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해오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다룬 작업에는 둔황의 산들이 있고 밍사의 모래 언덕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그 산과 언덕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역사 속 실크로드의 중심이 되었던 지역과 모래의 흐름이 노래 소리처럼 들렸던 시간 속의 세계를 여행하듯 상상하는 가운데 그 곳에서 작가가 감각하게 된 것들을 시각적으로 부각시키고 회화적 방식으로 번안하여 색과 선, 그리고 형태와 이미지의 향연으로 바꿔서 보여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가는 산과 대지에서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의 세계를 향하여 시선을 가져가도록 만들고 이곳에서 순례의 길을 떠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물질 문명을 기반으로 한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은 늘 눈 앞의 현상에 몰입해 있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현상에 매몰되기 보다는 그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는 길을 제시하면서 그곳에서 함께 순례의 길을 떠나 볼 것을 작업으로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필그림의 allure 는 무엇일까? 무엇이 깊은 신앙심을 갖은 사람들을 머나먼 깨달음의 여정을 떠나게 만드는 것일까? 박물관이 아름다운 유물들을 완벽하게 정리하여 근사하게 웹사이트에 개시하고, 보다 발전한 VR 기술이 복잡한 건축 유형들까지 스크린으로 구현해내는 시대에도 여전히 필그림들은 시냇물처럼 각자의 신성한 장소를 찾아 가파른 산을 오르고 12시간 내리 달리는 횡단 열차에 오른다. 그 여정을 준비하고 행하면서 느끼는 체력적 한계와 일상에서의 탈출 그 자체가 어떠한 깨달음의 일부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여정 속에서 실체로 다가오는 것은 낯선 자연 환경이다.

400여개가 넘는 아름다운 채색과 조상이 새겨진 둔황의 막고굴은 수많은 불상이 가득한 나머지 예부터 천불동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전설에 의하면 처음 삼위산에 석굴을 조영한 승려는 끝없는 사막 한가운데 번뜩이는 날벼락을 계시처럼 목격하고 그 곳에 석굴을 만들어 좌선하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 그는 사막의 건조하고 단색적인 곳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빛의 뒤틀림으로 인해 신기루처럼 반사된 모래의 섬광을 본 것이 아닐 리 없다. 40도를 넘나드는 사막에서는 숨이 색색 소리를 낸다. 결국 그 아름다운 막고굴의 예술은 수백만 년 간 축적된 켜켜한 지질학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결국 컴퓨터 화면으로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은 신체의 몰입이었음을 알고 암석을 보니 그 문양과 결은 가느다란 선 내에 색과 형태가 각각의 스토리를 품고 쌓였고 조각난 틈으로 역시 환영과 같은 기이함이 가득했다.

그러한 사유를 통해 자연과 나의 존재를 상상하며 암석들을 그려낸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만큼의 실사화도 그 몰입을 가져다 줄 수 없으니, 몰입과 현실성의 반대인 압축과 패턴화로 머나먼 여정에서 발견한 바위를 물끄러미 들여다본 순간 들이닥친 수많은 생각들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압축은 암석들이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겪어온 압력과 비슷한 예술적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생태학과 환경 인문학이 세태로 인해 부상하고 있는 지금, Geo-필그림은 순례길 속에서 발견하는 경이로운 문화가 그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천산 산맥 자락의 돌산들과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또 상기한다. 태양이 비치는 낮이라는 시간과 무한한 공간의 사막에서 받은 이미지의 반영이며 그 무엇도 보장되지 않은 사이에서 거대한 신적 존재의 모습을 발견하였을 때 저절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린 수많은 필그림들의 마음을 응축한 것이다.

What is the allure of the Pilgrim? What drives those devout practitioners to embark on a long journey of enlightenment? In an age of digital reproduction when museums organize and display their objects on websites, when advanced VR technology showcases even the most complex architectural types, pilgrims still climb steep mountains and board 12-hour cross-country trains, flowing into the deep valley of sacrality like streams of water. Some may argue that the epiphany comes within the preparations and the challenges faced during the journey, while others may argue that pilgrimage serves as a source of escape from the mundane. What one really faces during the long-winded trip, however, is the unfamiliar natural environment.
With over 400 beautifully painted and molded statues, Mogao Grottoes in Dunhuang since the ancient times acquired the name of the Thousand Buddha Caves due to the myriads of Buddha statues that inhabit the site. According to the legendary history, a monk Yuezun excavated the grottoes in the cliff of the Sanwei mountains after witnessing a revelatory vision—a flash of lightning in the middle of the endless desert like Thousand Buddhas emitting brilliant rays of light. He then created a cave chamber and meditated inside it. Upon close reading, it becomes evident that what he saw was the flash of sand reflected like a mirage due to the distortion of light that only occurs in places as dry and monochromatic as the desert. Where the temperature exceeds 40°C (105°F), the sound of one’s own breathing makes a hissing noise. Ultimately, the radiant art of the Mogao Caves was sparked by the layers of thick geology accumulated over a cosmic amount of time.
Once I realized that it was the bodily experience of “immersion”—the challenging extremities of the natural environment—that computer screens could not recreate, the rocks started to form a different kind of impression. The thin lines of piled rock strata each contained a story within its patterns and textures, and the fragmented gaps opened up into an elusive world full of enchantment.
I thus draw rocks by mediating the geological with my existence. Since even the realistic image of a smartphone or laptop cannot bring that immersion, I instead resort to compression and patternization—perhaps the opposite of the realistic, but an analogous process to the compression that the rocks experience over immeasurable years on the Earth. I wish to convey the countless thoughts that gushed inside the moment I gazed into the rocks I encountered in the long journey.
In the age when ecology and environmental humanities are on the rise due to the current global crisis, Geo-Pilgrim reminds us that the marvelous cultures discovered on the pilgrimage route cannot be separated from the surrounding stone mountains and the desert. What I paint is the reflection on the images from that spatio-temporal reality: the scorching heat and flashing light of the daytime and the infinite space of the desert. It is a condensation of awakenings countless pilgrims experienced, when they fell to their knees and cried upon the numinous appearance of a divine being in the midst of no guarantee.

吳秀景  SOO KYUNG, OH

작품

  • Pilgrim-Dunhuang — Acrylic on Canvas, 91x117x5cm, 2025

  • Pilgrim-Mingsha Hils — Acrylic on Canvas, 80x117cm, 2025

  • Geo-Pilgrim-A mailepost I — Oil on Canvas, 91x117x5cm, 2024

  • 2 Geo-Pilgrim-A mailepost II — Acrylic on Canvas, 80x117cm,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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