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의 겹 Layer of layer

원혜리 WONHAELEE Solo Exhibition

전시제목
겹의 겹
전시작가
원혜리
전시일정
2025.03.18~03.23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겹의 겹 Layer of layer
무제 1
80.3x100cm_캔버스에 아크릴_2025

무제 4

80.3x100cm_캔버스에 아크릴_2025

무제 2

캔버스에 아크릴_80.3x100cm_2025

무제 5
91x116.8cm_캔버스에 아크릴_2024

눈 앞에 드러나 있는 세계, 그리고 그곳에 겹쳐져 있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하여

원혜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추상적이면서 규칙적인 구조가 특징적인 배경화면 위에 꽃다발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 등 익숙하면서도 친근한 일상적 이미지들을 돌발적으로 등장시킴으로써 매우 독특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방식의 흥미로운 회화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그런데 작업을 살펴보면 작가가 화면 속 이미지들을 단독적으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그림자처럼 보이는 중층적 이미지가 겹쳐져 보이도록 그려낸 것을 보게 된다. 이 겹쳐진 이미지는 원형적 이미지에 시공간적으로 뒤따르는 그림자나 잔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일상 속 이미지가 화면 속에 재현할 때 그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환영적 착시 효과를 상쇄시키기 위한 하나의 시각적 장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작가는 자신이 겹쳐진 이미지를 그려낸 것은 여려 겹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 세계를 그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상 속에서 만나게 되는 눈에 보이는 현상적 이미지 아래에 겹쳐져 있는 이미지를 그려냄으로써 현상적 세계 이면에 또 다른 세계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적으로 보여주고 했던 것이다. 작가는 아마도 이를 통해 현상 너머의 세계에 대해 각성할 수 있기를 원했던 것 같다.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는 세계가 오히려 환영일 수 있고 본질은 이면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와 함께 작가가 이번 전시 주제를 ‘겹의 겹’(Layer of layer)이라고 지칭하게 된 것은 단순히 또 하나의 중첩된 세계에 대한 것만을 이야기하려 한 것이 아니라 이 세계가 중첩된 구조이면서 동시에 중층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세계에 대한 시각을 제안하기 위한 것으로 읽혀진다. 겹을 이루고 있다는 말 자체가 하나의 세계와 다른 하나의 세계가 서로 연계되어 있거나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전제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톤이 ‘동굴의 비유’를 통해 본질(essence)로서의 실재(reality)의 세계는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 현상(phenomenon)으로서의 그림자 이미지(shadow image)로 경험하게 되는 세계와 연계되어 있는 것이며 서로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설파했던 것처럼 작가 역시 환영적 이미지로 경험하게 되는 현실 속 대상의 이미지들을 그것과 겹쳐있는 그림자 이미지와 겹쳐져 보이도록 위치시킴으로써 이미지에 겹을 만들어 실체라고 믿게 되는 일상 속 이미지들에 겹쳐져 있는 허구적 측면 혹은 잠재적 측면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그 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들고자 했던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가 꽃의 이미지와 그 그림자를 자주 다루게 된 것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꽃의 이미지가 어쩌면 꽃에 대한 관념이나 판타지의 대체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자신의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인 것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작가는 심지어 세계의 많은 사람들 마음 속 판타지 세계의 원형이 되어왔던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상징적 마스코트이자 여전히 인기 있는 ‘미키 마우스’ 등 만화 캐릭터를 차용하여 작업함으로써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운데 기억 속에 있는 감각을 통해 경험해왔던 것들, 실재(reality)하는 것이라고 믿어왔던 것들에 대해 다르게 바라보는 방법을 자신의 작업을 통해 제안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작가가 화면의 배경 전체에 격자 무늬 형태를 반복해서 그려 넣은 것은 본질적으로는 세계가 어떤 일정한 단위의 구조가 반복되어 구축된 질서의 세계로 보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이와 달리 화면 중심에 꽃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은 세계를 눈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 이미지로 감각하는 과정에서 그것은 애니메이션과 같은 환영적 일루전일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하게 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그 현상적 세계의 그 신비로운 상황, 다시 말해 감각적 진실이면서 허구적 실체일 수 밖에 없는 세계에 대해 양가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제 자신의 작업 안에 담아내고자 추가적으로 겹쳐져 있는 레이어들을 그려 넣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세계가 결국 겹쳐진 영영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물들임을 발견하게 되면서 작가는 이미지들에 겹과 겹을 더하여 그려내는 작업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는 이처럼 겹에 겹을 넣어 작업하는 방식이 다중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양가적인 양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세계를 자신의 작업 안에 담아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작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것 같다. 최근의 작가노트를 보면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공감’이나 ‘위로’와 같은 정서적 측면을 강조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작업이 세계 혹은 타자와의 상호작용을 담아내는 것이라면 시각적 겹으로서 그려낸 이미지에 겹쳐져 있거나 숨겨져 있던 내면적 정서 등의 또 다른 겹이 자신이 작업 안에 겹쳐져 표현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처럼 외부에 현상적으로 드러나 있는 영역에 겹쳐져 있는 내부의 본질적 측면을 겹이라는 개념 가운데 자신의 작업에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 했던 것 같다. 이때 작가는 그 겹쳐져 있는 세계라는 것이 사실상 상호작용하는 세계 자체를 말하는 것이라고 보았기에 이를 자신의 작업 안에 녹여낼 수 있게 하고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작업을 매개로 하여 ‘공감’과 ‘위로’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정서적 상호작용까지 이뤄낼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작업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여러 층위의 이미지들을 그려내면서 그 그려낸 레이어와 레이어 틈새 사이로 관객들을 초대하는 장을 만들어내고 전시를 통해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미술비평)

제 작업은 겹(layer)에 관한 것으로 여러 겹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 세계를 그려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평면이지만 겹의 혼재를 통해 공간의 확장, 시간의 확장, 다면적 공간을 그려내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와 꽃 등 생동감과 운동감을 줄 수 있는 소재를 기하학적 패턴 위에 배치하여 표현하기도 하며 기하학적 도형의 겹침만으로 화면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밝고 행복한 이미지인 캐릭터나 꽃을 그 이면의 그림자와 동시에 표현하는것은 단순하지만은 않은, 밝고 온전하지만은 않은 이세상의 다중적인면과 어두운 면의 표현입니다. 겹에 겹을 통해 밝음과 어두움, 다면적 공간을 표현하여 관람자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저의 소망이 닿기를 바랍니다.
2025. 원혜리

원혜리WONHAELEE

예원학교 미술전공
서울미술고등학교 서양화전공
이화여자대학교 회화판화전공(서양화)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초대개인전3회
2018  조선일보 아시아프 히든아티스트 선정
다수의 그룹전 참여
블 로 그: blog.naver.com/woneri
이 메 일: woneri@naver.com

작품

  • 무제 1 — 80.3x100cm_캔버스에 아크릴_2025

  • 무제 4 — 80.3x100cm_캔버스에 아크릴_2025

  • 무제 2 — 캔버스에 아크릴_80.3x100cm_2025

  • 무제 5 — 91x116.8cm_캔버스에 아크릴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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