긋는, 그어지는 : 접공(接空)

주원영

전시제목
긋는, 그어지는 : 접공(接空)
전시작가
주원영
전시일정
2024.09.10~09.22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긋는, 그어지는 : 접공(接空)
초대전
Joo, Won-young invited Exhibition
닿아있는2406
Steel 120×240×40cm 2024

닿아있는2405
Steel 220×60×60cm 2024

닿아있는1915
Mixed media on canvas 45.5×53cm×4p 2019
닿아있는2411
Mixed media on canvas 45.5×53cm×3p 2024
주체와 대상 혹은 기억과 현전 사이의 상호작용과 그로부터의 인식하게 되는 세계에 대하여


주원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금까지 해오던 작업의 중심 이념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작가는 지금까지 스틸 재료 등을 사용하여 마치 평면 작업처럼 보이는 선조적인 공간 작업을 포함하여 자유로운 추상 드로잉 작업까지 2차원과 3차원,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자신이 삶 속에서 인지하고 만나게 된 세계에 대한 사유를 담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그의 작업과 작업노트를 살펴보면 그가 만나게 된 세계에 대한 작업을 작가는 특별히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하며 수행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 방향의 하나는 그가 눈 앞에 감각하고 지각하는 현전적 세계라고 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여기에 겹쳐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 기억으로부터 세계로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작가에게는 사실 이 두 가지 방향이 서로 연계되어 있는 영역이라고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감각하고 지각하는 과정에는 과거로부터의 정보 즉 기억이 작동하게 된다는 점을 작가가 이미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이 두 가지 영역을 구분한 뒤 그 연관 관계를 추적하는 가운데 자신의 작업을 수행해 나가게 된 이유는 그가 세계를 감각하고 지각하는 인식 과정 전반에 끊임없이 작동하게 되는 기억이라는 층위를 일상 속에서의 현전적 인식의 층위와 구분하여 사유해 봄으로써 자신이 어떤 대상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그 프로세스에 대해 좀 더 명확히 고찰해내고자 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방식으로 고찰하고 사유하려는 시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예상했었기에 이 부분에 대해 작가는 조형적 차원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 이를 자신의 작업에 가져옴으로써 사변적 사유와 다른 작가만의 시각인 조형적 관점으로부터 고찰과 사유를 새롭게 시도해 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통해 감각과 지각을 하게 될 때 작동하게 되는 기억 작용과 인식 작용 과정이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의미가 생성되는 부분을 ‘선’ 이라는 압축된 방식의 조형 개념으로부터 찾아 나서고 있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작가가 이번 전시 주제로 제시한 명제에서 “긋는, 그어지는” 이라고 지칭한 부분은 바로 이와 같은 작가의 조형적 개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긋는’ 과 ‘그어지는’ 으로 구분하여 표현한 것은 감각과 지각의 과정에는 능동적이며 수동적인 측면이 교차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작가가 미리 전제하고자 했던 것으로 읽혀진다. 다시 말해 감각하고 지각하는 것, 그리고 기억으로부터 현전의 세계를 인식하고 해석해내는 일이 작가의 견해에서는 그리 능동적인 일만은 아니고 그렇다고 수동적인 것이라고만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이며 외부세계를 감각하고 지각하여 무엇인가를 인식하는 과정에는 전적으로 그 어느 한 시점에 수납된 외부세계의 정보들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외부세계와 상호작용했던 경험으로부터의 축적된 정보들이 대상과의 상호작용에 개입하면서 자기참조와 같은 일련의 프로세스를 통해 매우 다층적이며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인식과 해석작용 등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작가가 이처럼 선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식과정에서 특정 영역에 대해 구분하면서도 동시에 그 구분한 영역에 대하여 양가적 태도를 보여주게 된 것은 결국 인간에게 있어 시각을 비롯한 감각적 인식은 개별 인간의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았던 기존의 생각에 더하여 이 일련의 인식 과정에는 현재의 감각대상과 관련된 이전의 누적되어 있었던 기억 속 정보들과의 상호작용, 즉 과거의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했던 기억이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되므로 이는 오히려 수동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작가는 수년 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중국의 낯선 마을의 명나라 시대의 오래된 건축물을 보게 되었을 때 알 수 없는 내적 작용이 일어나 주체와 대상이 사라지는 것 같고 마치 직관으로 대상을 인식을 하게 된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하였는데 이와 같은 경험이 작가에게 사물을 인식한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만들어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몸에 기억되어 있었던 수많은 공간에 대한 기억들이 되먹임되는 방식으로 환기되어 인식과정에 작용작용 되었을 때 주체와 타자 사이의 간극이 사라지는 듯이 느끼게 되었고 시간의 흐름마저 무의미하게 되고 주체적 시각과 응시적 시각의 교차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던 것이고 작가는 이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직관하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던 것이 그대로 작업으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작가에게는 이 직관적 경험이 모호하게 느껴지고 명료하지 않은 비어 있는 것 같은 개념적 공간이자 물리적 공간 속에서 능동적으로 선을 긋거나 혹은 수동적으로 선이 그어지는 것 같은 양가적 느낌을 갖게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새로운 경험은 마치 무엇인가 구축적인 형상을 획득한 것 같은 느낌이자 어떤 대상에 대해 직관적인 앎에 이르게 된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기에 작가는 모호한 이미지와 구축적 형상이 대비되는 작업으로 연결시키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작가가 작업에서 흐릿한 구름처럼 보이는 표현을 하거나 추상적인 붓질을 해 놓은 것 같은 드로잉 작업을 전시 공간에 배치할 때 마치 이를 배경처럼 자신의 작업에 가져오면서도 동시에 선형적 형상을 구축적 방식으로 중심에 배치하거나 병치하듯 겹쳐 놓게 된 것은 모호함과 직관의 경험이 교차했던 순간에 대한 기록을 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작가는 대상을 인식하는 과정에서는 작가가 경험했던 낯선 장소와 같은 모호함의 영역과 같은 지점들을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여기에 기억을 토대로 하여 선을 긋는 것과 같은 행위를 하거나 혹은 선이 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일이 일어날 때 비로소 의미를 구분하고 인식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이러한 부분들을 조형적 방식으로 번안하여 능동적으로 선을 긋거나 수동적으로 선이 그어지는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방식의 작업물을 시각적으로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이로부터 대상을 인식하는 과정에 대해 경험하고 사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대상과 상호작용에서 축적되는 기억에 대해 그리고 감각과 누적된 기억을 토대로 대상에 대해 인식하게 되는 것에 대한 인식의 프로세스 전반을 안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간이 외부세계에 대해 인식한다는 것에는 어떤 기준이나 토대가 없다면 작가가 접공(接空)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마치 텅 빈 공간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는 ‘모호함’ 이라는 말로 대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어떤 미지의 영역을 접해보는 것같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가는 작업을 통해 외부 세계를 감각하고 인지한다는 것은 결국 누적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인 것이며 주체와 타자, 내적 세계와 외부 세계 사이의 상호작용이 산출한 인식적 결과물이라는 것을 작업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작가의 이 일련의 작업과 작가적 시각은 오히려 그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본 것 혹은 보여지는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본인의 작업들은 기존의 장르 구분에서 볼 때 회화와 조각의 영역을 가로지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작업의 궁극적 목적은 장르의 해체나 교차가 아니라, 평면과 입체 모두에서 특정 형상들의 골격을 이루는 선형을 활용하여 작품 안에 형성된 새로운 공간성 안에서 지각을 현전화하는 것이다. 이때의 지각은 일상이나 본인이 여행을 통해 마주한 낯선 공간들 안에 내던져진 상황의 다양한 공감각적 체험을 의미하며,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과 청각이나 후각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본인에게 작품 활동이란 이와 같은 지각 경험을 현재의 현실 안에서 유사하게 경험되도록 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라는 시차적 구분을 넘어서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양한 장소에서느꼈던 당시의 지각을 현재 속에서 생생하게 다시 마주하고자 함이다. 그런데 조형활동 안에서 공감각의 온전한 재현 혹은 재구성이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조형의 기초가 되는 선형에 집중하여 지각 자체를 현전시키기 위한 형태화를 목표로 두고, 이를 통한 새로운 조형 공간의 창발을 시도해왔다.

벽에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되곤 하는 구조물은 부조, 일종의 회화적 조각이다. 그것은 평소에 행해온 드로잉 중에서 선택된 것들이다. 종이 위의 드로잉들은 입체화되어 보여지며 종이 위의 것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일정 두께의 금속을 잘라내야 하는 특성상 단순화 과정을 거친다. 철 조각과 그림자는 서로 중첩되고 간섭하며, 다양한 공존과 만남의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2024 주원영

Joo, Won-young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회화전공)박사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조각과 졸업
경상국립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Solo Exhibition
2024  ‘긋는, 그어지는:접공’ 사이아트 더플럭스 더플로우
2022  ‘공기의 살’ (평택문화원 웃다리문화촌)
2019  ‘모든 것이 피부일 때’ (아트스페이스 루)
2018  ‘닿아있는’ (갤러리 도스)
2017  ‘그어지는’ (사이아트스페이스)
2016  ‘스며있는Ⅱ’ (갤러리 너트)
2015  ‘스며있는’ (아트스페이스 너트)
2014  ‘몸의 시선Ⅱ’ (아트스페이스 너트)
        ‘몸의 시선’ (사이아트스페이스)
2012  ‘소리없이’ (사이아트갤러리)
2010  ‘문 앞에서’ (인사아트센터)

Group Exhibition
2023  ‘MY STORY MY STORAGE’ (사이아트센터)
2022  ‘SWITCH ART MARKET’ (백해영 갤러리)
2021  ‘NFT 비긴즈 아트페어’ (사이아트센터)
2018  매체, 사람, 풍경전 (대구예술발전소)
2017  ‘Intersection’ 전 (최정아 갤러리)
        ‘異美知’ 전 (ONUE 갤러리)
2016  ‘보여 지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 (키미아트 갤러리)
        ‘YMCA+YWCA’ 전 ( 갤러리 이마주)
2015  ‘breathe’ 전 (스페이스 강)
2014  ‘경계없는 시선’ (아트스페이스 너트)
         동강 현대작가 초대전 (영월문화예술회관)
2013  ‘breathe’ 전 (ck 갤러리)
2011  ‘바깥,풍경’ 전 (키미아트 갤러리)
2010  ‘단자’ 전 (갤러리 밥)
E-mail: bitto90@hanmail.net

작품

  • 닿아

  • 닿아있는2405 — Steel 220×60×60cm 2024

  • 닿아있는1915 — Mixed media on canvas 45.5×53cm×4p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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