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rey_Mixedmedia on Canvas_72.7x72.7cm_2023

개인 그리고 공동체 _Mixedmedia on Canvas_130.3x97cm_2022

만남_Mixedmedia on Canvas_130.3x97cm_2022

Hege_Mixedmedia on Canvas_72.7 x72.7cm_2023
관습적 틀을 해체함으로써 발견하게 되는 외부세계와 관계 혹은 그 의미에 대하여
이승주 작가는 이번 전시를 ‘누보로망 (nouveau roman)’ 이라는 문학 용어를 차용하여 주제로 제시함으로써 시작하고 있다. ‘누보로망’ 이란 ‘신소설’ 혹은 ‘반(反)소설’ 로 번역될 수 있는 용어인데 기존의 전통적 소설 방식을 해체하고 소설 자체를 세계와 인간조건의 탐구이자 인식의 도구로 삼는 태도를 말한다. 작가가 이러한 용어를 인용하게 된 것은 이 용어가 의미하는 바와 유사하게 작가 역시 자신의 회화 혹은 시각예술 작업을 비전통적이며 비전형적으로 진행해 나가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작가는 그의 작가노트에서 세상 사람들이 각기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구분 짓거나 판단하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와 함께 세상 어느 곳에도 완벽한 판단 잣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자신은 예술 작업을 해나감에 있어 어떤 틀에 박힌 관습적 기준이나 타자가 정해놓은 것으로 보이는 특정 기준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오히려 자신의 작품에 대한 기준을 ‘무언가와 무언가의 만남’ 에서 찾고자 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수많은 만남 속에서 도출되는 관계성으로부터 자신만의 기준을 생성하고자 한 작가의 작업 태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보게 되면 몇 가지 특이한 지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중 하나는 작가가 캔버스에 붓질하는 작업을 하기 이전에 주로 톱니 모양의 헤라를 사용하여 화면 위에 마티에르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업을 해나감에 있어 작가가 추구하고 있는 회화란 결국 캔버스와의 만남이자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은 그 만남을 매개하는 부분에 있어서 붓과 물감을 사용하여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 이전에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캔버스와의 만남에 있어 그 시작을 헤라를 사용하여 마티에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시각 이상의 감각적 영역, 즉 촉각적 상호작용의 흔적을 먼저 남겨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에게는 이 물리적 흔적이 캔버스로 대표되는 실존적 공간과 마주한 존재로서 상호작용한 내용, 즉 작가 자신의 고뇌와 사유의 명확한 흔적이 될 수 있다고 보았던 것 같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고뇌와 사유의 피상, 물리적 외피일 수 있는데 작가가 특별히 이 부분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외피라는 영역은 살아있는 존재로서 감각을 교환하는 접촉의 경계지점이자 상호작용의 일차적 단계가 된다고 보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작가가 작업에서 보여주는 또 다른 특이 지점은 작가가 헤라 작업을 통해 화면 가운데 부조에 가까운 마티에르를 만들어내고 난 후 그렇게 만들어진 표면 위에 그 다음의 과정으로 회화적 제스춰, 즉 물감으로 붓질을 하고 색을 물들이는 과정이 진행된다고 말하였는데 이처럼 두 가지 단계적 과정을 통해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던 이유는 작업의 영역을 평면적 이미지의 범위 내로 제한하지 않고 좀 더 입체적인 방향으로 작업을 확장시켜 작가가 의도한 만남이라는 것의 깊이 혹은 진폭의 범위를 더욱 넓히고자 했던 작가적 전략이 있었던 것 읽혀진다. 물론 많은 작가들이 캔버스 위에 표면 질감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마티에르를 만드는 밑작업을 해 온 것은 일상적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헤라 작업을 통해 마치 조소 작업에서 흙을 긁어내고 다시 흙을 올리는 행위를 통해 부조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과 유사하게 작업과정의 수행적 행위에 따른 결과물을 먼저 만들어낸 이후에 다시 그 위로 회화적 제스춰를 추가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보면 작가에게는 이 두 단계의 과정이 단순히 회화에 연결된 프로세스로서의 밑작업이 아니라 캔버스라는 대상과 물질을 쌓고 긁어냄으로써 상호작용 하는 다층적 방식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가 남겨지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겹겹이 또 다른 레이어로서 헤라 혹은 붓질이 오가는 동안 사유하고 고뇌했던 흔적을 남기는 각 층위별 행위의 결과물을 남기는 것은 작가가 의도한 작업의 프로세스를 해석하는데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작가에게는 사유의 흔적, 존재의 흔적을 각기 개별적 서사구조가 그대로 흔적에 의해 남겨지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지 페인팅이라는 작업에서 그리는 행위를 통해 외부의 무엇인가를 지시하고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전통적이며 전형적인 회화적 방법과 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서 이처럼 비전통적이고 비전형적인 방식의 ‘회화하기’ 를 추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방식의 작업을 하게 된 것은 작가가 자신의 작업 토대를 자신의 외부로부터 기인한 관습적 방식에 그 기준에 두지 않고 존재로서 외부 세계와 만남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 및 그것의 결과물, 즉 남겨져 있는 사건의 흔적 그 자체에 기준을 두어야 된다고 보았던 것 같다. 다시 말해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한 ‘관계’ 의 흔적들을 고찰하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만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방식으로 세계와의 관계, 사회와의 관계, 타자와의 관계를 읽어가며 실존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 작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이자 존재로서 살아가는 방향을 찾아내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회 속에서 타자의 언어로 규정되기도 하고 타자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의해 무비판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상태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작가는 타자의 언어, 타자적 시스템에 종속되기 보다는 이제 작업을 통해 그 틀을 깨고 주도적으로 외부 세계와 관계하는 가운데 그 흔적들을 읽어감으로써 관습을 해체하고 스스로를 서술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가고자 하는 것 같다.
이승훈 (미술비평)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타인을 구분짓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숫자만큼 동일한 수의 판단잣대가 세상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사람을 구분할 때 완벽한 누군가를 구분 짓는 경계선을 만들기는 어렵다. 완벽한 판단잣대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저마다의 결점을 가지고 있다.
그림에서의 색상과 무늬는 다양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개성이다. 세상 속 수많은 사람 속 얼마나 많은 색깔이 존재할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인간의 불완전한 내면과 판단잣대로 전개해 나가는 이 작품들은 마띠에르를 통해 개인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동시에 평면성을 넘어서는 미니멀리즘 회화를 추구한다.
나의 작품은 무언가와 무언가의 만남이다. 인간은 수많은 만남을 거쳐 사회화가 되고 성장해 나간다. 그림 또한 그렇다. 그림은 캔버스라는 개체는 물감을 매개로 하여 수 많은 붓놀림과의 만남을 통하여 완성되어진 그림으로 성장해 나간다. 나의 기법의 첫 만남은 붓과의 만남이 아닌 톱니모양을 지닌 헤라와의 만남이다. 이 만남의 평면성을 뛰어넘어 마띠에르를 창조한다. 이 마띠에르는 나의 수많은 고뇌의 흔적으로 그 흔적은
시간이 흘러 굳어가며 하나의 물리적 피상으로 남게 된다. 이것이 나의 그림의 첫 번째 만남이다. 두 번째 만남의 흔히 있는 그림의 만남이다. 바로 물감을 매개로한 붓과 캔버스의 만남이다. 하지만 조금은 다르다. 붓에 묻은 물감은 캔버스와도 조응하지만 딱딱하게 굳어버린 나의 생각이란 마띠에르와 만난다. 물들이는 과정을 통해 나의 머릿속 흔적이 1차원적 모양에서 보다 고차원적으로 색깔을 지닌 모양으로 바뀌어 나간다. 이는 새로운 조응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수 많은 만남을 통해 사회와 살아간다. 지나가는 행인과의 스쳐감 또함 만남이라 할 수 있다. 그 만남은 결국 우리가 사회속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고 그렇게 세상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우리는 알게 되는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세상은
수많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사람들과의 스침, 만남 속에서 사회가 생겨나 세상이 된다 생각한다.
2023. 이승주
이승주 Lee SeungJoo
작가약력
개인전
단체전
작품
Grey_Mixedmedia on Canvas_72.7x72.7cm_2023
개인 그리고 공동체 _Mixedmedia on Canvas_130.3x97cm_2022
Hege_Mixedmedia on Canvas_72.7 x72.7cm_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