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약력
개인전

햇빛 밝은 바다_캔버스에 아크릴릭_145.4x60.6cm_2022
반짝이는 바다_캔버스에 아크릴릭_190.8x7cm_2022


가을 햇빛_캔버스에 혼합재료_53.0x45.5cm_2020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자연을 바라보고 그려낸다는 것에 대하여
전만성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푸른 바다가 화면 가득 채워져 있는 바다 풍경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내기도 하고 꽃과 풀, 그리고 풀벌레가 있는 숲 속 풍경의 한 단면을 그려내기도 하면서 자연을 관조하는 작가의 시선을 회화로 풀어낸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작가가 그려낸 모든 것들은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에 위치한 작가의 작업실 인근 자연 풍경이라고 하는데 작가는 오랫동안 바다 인근의 농촌마을에 살면서 산 속을 거닐기도 하고 멀지 않은 바닷가에 나가 산책을 하기도 하면서 직접 보고 경험한 풍경을 과장하거나 꾸며내지 않고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작가가 이처럼 자연을 주목하고 자연에 심취하여 그림으로 그려내게 된 것은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상처나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자연은 언제나 위로와 안식을 주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물 작업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점차 자연을 그리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작가는 여전히 자연 풍경으로 둘러 쌓여 있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늘 자연을 보게 되면 감격하게 되고 위로를 받고 있기에 자신의 작업에는 그 감격과 위로를 담아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회화는 고매한 사상과 철학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가볍게 소비되는 일상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작가는 무엇보다 회화가 늘 옆에서 위로와 안식을 주는 오랜 친구와 같은 대상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깊은 어둠 속에서 홀로 피어있는 꽃이나 풀벌레가 있는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안식을 얻을 수 있음을 경험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멀리 있는 바다 물결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평화로운 세상이 마음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것을 경험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그러한 자연을 자신의 작업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도 전해주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작가는 꽃을 그리되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선택하지는 않는 것을 보게 된다. 평범한 들풀과 들꽃을 선택하여 그려내고 있으며 한낮에 찬란한 햇빛에 반짝이는 꽃잎을 보다는 어두운 한밤에 한결같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꽃과 풀벌레의 소박한 모습을 담담하게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보다는 주변에 항상 곁에 있는 소박한 자연 그대로를 담아냄으로써 늘 항상 곁에 있는 친구처럼 친근한 자연을 그려내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작가는 사람 역시 자연의 일부분이지만 사람은 늘 욕망하는 존재이기에 사람은 점차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것들, 욕망을 자극하는 것들 보다는 가장 평범해 보이는 자연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그것을 바라보는 가운데 이제 다시 자연을 닮아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때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자연을 보는 일과 자연을 닮아가는 일을 이루는 통로가 된다고 생각하거나 자연 그 자체와 닮아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작가의 작업들을 살펴보게 되면 작가는 자연을 바라보는 것처럼 그림을 그릴 때 기쁨과 평안과 안식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화려하게 그려내고 누군가의 욕망을 자극하는 그림을 그려낼 수도 있겠으나 작가는 오히려 위로와 안식을 줄 수 있는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자연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며 욕망과는 상치(相馳)될 수도 있는 가장 소박한 그림 그리기를 지속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자연과 닮아 있는 인간이 되는 방법이라고 보았기 때문이거나 작가는 이미 자연과 동화되어 가장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만성 작가의 회화 작업에는 위로와 안식을 전해주는 자연의 모습이 담겨 있다. 혹은 자연을 닮아가도록 만드는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그 어떤 것이 담겨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 역시 작가가 그려낸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자연 풍경을 통해 작가가 경험하게 되었던 위로와 안식을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승훈 (미술비평)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농촌의 한 마을입니다. 거주하고 있는 집의 한 공간을 내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집 둘레에 나지막한 소나무 숲이 있어 바람을 막아주고 집 앞에는 넓은 들이 펼쳐져 있고 들 가운데로 버스길이 나 있어 마음으로 멀리까지 내달릴 수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온 마음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도 됩니다. 봄이 올 때에 소나무 숲은 사랑스러운 연두색으로 변하고 가을에는 집 앞의 벌판이 황금빛으로 일렁입니다. 개망초 꽃은 언제 피었는지 눈이 내린 듯 눈이 부시고 개내리, 벚꽃, 봉숭아, 맨드라미, 쑥부쟁이는 온 마을에 가득합니다.
해가 뜨고 질 때의 풍경은 뜻밖의 선물입니다. 아침의 여린 빛은 사랑스럽고 해 질 녘의 빛은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방안에 누워서 보는 대낮 같은 달빛은 환상 그 자체입니다. 길고양이들이 들려주는 울음소리와 달빛을 등지고 걸어가는 고양이의 긴 그림자는 한 편의 동화가 됩니다.
어느새 이러한 이야기들이 내 그림의 주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산과 꽃을 그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이 일상에서 만나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산을 그리되 특별한 산, 특별한 때에 마주친 산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바라보는 오서산, 여기저기 흔하게 피어있는 개망초꽃, 달빛에 놀라 일어나서 보는 달과 봉숭아꽃그늘 밑을 걸어가는 길고양이, 그 울음소리를 그리게 된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에게 처한 환경은 이렇듯 긴밀한 것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바닷가로 바람을 쐬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자동차로 10분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감금 아닌 감금생활에 지쳐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간 곳이 바다였습니다.
바다에는 자유가 있고 희망이 있고 약동하는 생명이 있었으며 사람이 살면서 겪어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왜 이제야 바다에 왔을까 후회하는 마음이 일어날 만큼 바다는 무한의 자유와 꿈을 나에게 허락하였습니다. 한꺼번에 마음속으로 수많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영감(靈感)이라고 말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종종 바다에 나갑니다. 아예 바다에 거처를 마련하여 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파도소리와 바람을 아침저녁으로 느끼고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아주 가까이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무서운 폭풍우를 몸으로 느껴보고 싶습니다. 바다야말로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는 깊이와 넓이로 인생의 진실을 말해줄 것 같습니다.
그림을 언제까지 그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숨이 붙어 있는 한은 그려야 할 것 같고 그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한 일이고 몸에 밴 일이며 특별히 할 다른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비장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숨을 쉬는 동안은 농부가 밭을 갈 듯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작가가 활동하는 사회 환경도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예술에 대한 인식도 예전과는 달라서 지금은 예술가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림 그리기를 업(業)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예술이 곧 상품일 수 없으니 돈벌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술과 돈벌이는 서로 상치(相馳)되는 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고동치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린 그림이 사랑을 받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건이 되어 그 행위를 하게 되었을 때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숨이 붙어 있는 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그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2023. 전만성
Man Seong Jeon
개인전
단체전
작품
햇빛 밝은 바다_캔버스에 아크릴릭_145.4x60.6cm_2022
반짝이는 바다_캔버스에 아크릴릭_190.8x7cm_2022
여름밤_캔버스에 유채_45.5x53.0cm_2022
가을 햇빛_캔버스에 혼합재료_53.0x45.5cm_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