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이요, 풀이요, 바람이라_oil on canvas_91.0x72.7cm_2022



자연의 빛과 색 시리즈는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검고 어두운 대지는 얼핏 보면 아무 생명도 없고 색도 빛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어느 날 얼어있던 대지는 따스한 빛을 따라 시간과 계절 속에서 싹 틔우고, 꽃 피우고, 열매를 맺어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하며 모든 생명 있는 존재를 호흡하게 한다.
자연 속에는 수많은 색이 존재하며 우리는 그것을 빛을 통해 아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사람의 인위적인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연을 자세히 바라보면 자연은 어느 한 순간도 무질서하거나 파괴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자연은 창조의 질서와 규칙 가운데 소멸하고 또다시 소생한다. 이러한 자연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본다면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로 자연을 파괴하거나 소멸시키지 않으며 스스로 있는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야 하리라.
나의 작업은 이러한 자연의 일부 인 인간의 삶이 자연을 떠나 잃어버렸던 자아를 회복하기 위해 자연의 질서와 규칙 속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꿈꾼다.
한 존재의 모든 순간에 빛과 색을 한 화면에 담고자 했으며 모든 존재의 원형질적인 형태를 의미하는 드로잉의 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생명 있는 존재들이 자연의 질서와 규칙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자연의 표정을 담고 있다.
자연의 빛과 색 속에는 사계절의 시간과 공간, 대기의 표정, 누군가의 아름답고 그리운 기억까지도 담아내고자 한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에 대한 이름이기에 그 이름의 오감을 표현하고자 한다. 나의 작업에서 자연은 시각적으로 인식되는 빛과 색뿐만 아니다. 순간순간에 찰나의 빛과 색을 인지하는 우리의 눈은 한계를 지닌다. 시간과 계절 속에서 긴 호흡으로 자연을 바라보면 소멸하고 생성되는 자연의 에너지와 순환은 더 깊은 사색과 자연과의 친밀한 교감을 이루게 한다. 언제나 꾸밈없이 무질서해 보이는 들판의 풀과 꽃들은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 같다. 자신의 차례와 순서에 따라 등장하고 퇴장하는 꽃들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자신의 시간과 순서를 지키며 피고 진다. 지는 풀과 꽃들은 소멸되는 그 순간에도 아름답다. 밤새 비바람에 시달리던 담쟁이들도 비가 그친 후엔 의연하고 아름답게 빛난다.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으며 더불어 아름답게 공존하는 자연의 본성으로의 회귀는 자연이 도구화되고 필요에 따라 파괴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 자연의 질서와 규칙을 일깨우며 자연이 주는 위대하고 경이로운 회복과 창조의 기쁨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소생하는 힘을 찾게 해주리라.
최은미 CHOI EUN MI
작품
자연의 빛과 색- Genesis_oil on canvas_182x116.7cm
자연의 빛과 색- Genesis 시편1편3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