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_너무 기쁘지도, 너무너무 슬프지도
구경꾼이었던 기억들이 있다.
어릴 적 엄마가 부엌에서 밥할 때 턱 받치고 구경하며 질문했던 나, 오빠가 중간고사(수학)시 험이라고 상 펴놓고 공부 할 때, 상 앞에 앉아서 신기하게 바라봤던 나, 친 할아버지가 부러진 상다리를(빈 깡통을 사용해 예쁘게 오려서) 멋지게 고쳐놓는 것을 재밌어 하며 구경하던 나. 이런 나의 마음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의 방향성( 외길 인생처럼 심한 경우도 있지만)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만들어 간다. 아주 잘 진행되는 날도 있을 것이고, 너무 나도 안 되는 날도 있다. 때로는 생각지도 않았던 길로 가기도 한다.
십대 때, ‘장래 희망’이라는 표기 란 이 있었다. ‘Artist’ 그 후 나는 미대를 갔다.
지금, 나는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깎는다. 그림을 그린다.
<구경꾼>은 너무 기쁘지도, 너무 슬프지도 않게, 대상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한다. 나의 창문으 로 보이는 집, 구름, 나무, 화분은 계속 변한다. 그 모습은 구경꾼의 마음이다. 자신이 기획해 놓은 길로 잘 가고 있다고 해서, 과연 잘 가고 있는 것인가?
그 길이 아닌 길로 가고 있다고 해서 과연 잘 못 가고 있는 것인가?
구경꾼은 너무 기쁘지도, 너무너무 슬프지도 않다.
2021년6월 이동하면서. 유 승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