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고 지나가는 것들 It passed we by

하리

전시제목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
전시작가
하리
전시일정
2021.06.22~06.27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 It passed we by
하 리  개인전


거기 어디선가 4_oil on canvas_40.9x31.8cm_2021


거기 어디선가 6_oil on canvas_40.9x31.8cm_2021

쉼_1_oil on canvas_50.0x72.7cm_2021

시선 23_oil on canvas_97.0x145.5cm_2021

건조하고, 단절된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우리들이라 말한다. 나 또한 그 무리들 중 하나이기에 별반 다를 것 없고, 그렇기에 그들을 보며 동질감, 안타까움, 반성, 위로 등등... 많은 감정을 느끼며 종종 감사함을 느낀다. 아니.. 그러려고 노력하는 것인가? 사람들이 그런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기 어렵기에.. 서툴기에.. 그런 감정을 혼자 채우려 하기에.. 사람 하나하나의 모습이 비슷해지고 그 모습이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들을 정지시켜 보여주고 싶다.

 무관심, 단절, 삭막함... 지금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우리들에 관한 시선이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그 시선들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에 관한 관심으로 변해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하던 중에 그런 생각이 너무 편향된 생각은 아닌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럼 그런 공간에서 어떻게 하면 쉼을 줄 수 있을까? 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 들어 나이가 들어서 일까 한국화, 민화 등을 보면서 예전에 느꼈던 공감과 이해? 해석적 의미? 랄까? 그런 것들이 조금 더 깊게 다가오는 아... 이런거구나.. 싶은, 여유, 평안, 재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녹여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연을 중시하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정’이라는 것이 인간관계의 중요도와 관심..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설명하기 어려운 그 어떤 것이 있기에 그런 것들이 한국화, 민화 등에 녹아있고, 우리의 정서에 더 맞는 쉼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하였고, 진행되는 과정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점점 버리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향해 갈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 그림, 관계, 관찰 등 많은 것들이 차 있을 때 보이지 않고, 비워져있을 때 혹은 비워 갈 때 느끼고, 공감하고, 보인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것들도 하나씩 버려가며 보고, 관찰한다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좀 더 잘 전달 되지 않을까 생각한기에 지금 이런 과정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모든 게 나의 관점, 시선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있기에 공감하는 이가 있기에 외롭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2021. 하 리

소통의 시대의 역설: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에 대하여

하리 작가는 그의 작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오랜 작업기간 동안 소통하기를 원하나 진정한 소통은 할 수 없는 현대사회의 불가항력적 상황을 주시해 오는 가운데 자신의 생각을 전시를 통해 발언하고자 관련된 내용의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발표 해왔다. 이번 전시 역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그가 작가노트에서도 제안하고 있는 바처럼 ‘관계’라는 개념으로부터 고찰하고 공간적 차원에서 이를 풀어내는 새로운 작업들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가 작업의 주제로 내놓은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이라는 것 역시 인간과 인간 사이 ‘관계’의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며 이 문제를 극대화 시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돌아 볼 수 있는 지점을 드러내도록 하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수사로 읽혀진다. 작가는 인간과 인간 사이 공간으로부터 간과하게 되는 것이나 문제시 될 수 있는 것에 우리 시선을 가져가고자 한 것이며 그로부터 인간 사회의 빈틈 혹은 균열의 지점들에 대해 각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업을 살펴보면 캔버스 안에 일상 속 인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특징적인 것은 그가 화면에 담아낸 인물들 간에는 서로 대화하거나 소통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작업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크기가 일정한 작은 캔버스에 각기 한 인물씩만 배치한 작업들로 여기에는 어떠한 배경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깊은 어둠만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홀로 스마트폰의 화면만을 주시하거나 통화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지만 거의 어둠 속에 묻혀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분명히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소통하고 있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화면 전체를 덮고 있는 검은 색감처럼 무거운 정적이 흐르고 있는 것같이 느껴진다. 만일 이 장면들에서 혹시 전화 통화하는 목소리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하더라도 그것은 깊은 정적을 깨는 모놀로그 연극의 독백처럼 혼자라는 사실만 확인하게 만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홀로 내뱉는 목소리는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홀로 고립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들게 될 것 같다는 것이다.

하리 작가의 또 다른 작업 방식은 도시 풍경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듯한 인물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여기 보이는 인물들은 어두움 속에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달라진 공간적 상황이 아니라 이처럼 다른 상황 가운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보게 되는 인물들은 앞서 보았던 어둡고 무거운 침묵의 공간에 있는 인물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인물들의 표정을 보면 주변의 사람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듯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표정한 얼굴로 자기 일, 자기 갈 길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가가 현대 사회에서 발견하게 되었던 인간의 모습은 인간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점차 사라지고 이처럼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관계만 남겨진 모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소통의 방법과 소통의 기술은 극도로 혁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소통 그 자체는 소멸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작가가 느끼게 되었던 것은 깊은 어두움의 방에 갇혀 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인간과 인간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스마트폰과 같은 문명의 이기는 오히려 그 기술이 만들어낸 가상적 공간 속에 인간 스스로를 갇혀있게 만든 것처럼 보인다. 이와 함께 COVID-19 시대가 가져온 비대면 사회는 이와 같은 상태를 더욱 가속화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상황에서 작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에 대해 명확히 목도하게 되었던 것 같다. 결국 작가는 그와 같은 것들을 자신의 작업에 그대로 드러나 보이도록 하고자 한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업을 보다가 느끼게 되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놓치고 지나가는 것,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인간이 소유한 그 어떤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속성을 볼 때 인간 사이의 관계가 허물어진다는 것은 인간과 관련된 무엇이 허물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작가가 이러한 시대에서 궁극적으로 발견하게 되었던 ‘놓치고 지나가는 것’이란 다름아닌 인간 자신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하리 작가가 그의 작업 속에 그려낸 인간이란 거의 앞을 분별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어둠 속의 침묵과 같은 공간에 희미하게 보이고 있고 기계적이고 물질적인 것들만 남겨진 비인간화된 공간에 드러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인간, 혹은 인간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이 아닌 것으로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하 리 HA RI

2009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2005  울산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7  시선을 두다 (현대H갤러리, 울산)
2014  하리 (사이아트 스페이스, 서울)
2013  URBAN GAZE (Yegam Art Space, 뉴욕)
2012  視시·何하·焉언-무엇을 보나 (갤러리 에뽀끄, 서울)
2011  KIM HYE JIN (갤러리 도트, 울산)
2010  젊은작가 4人 릴레이 개인전 (갤러리 전, 대구)
2009  시선 (갤러리 고래, 울산)
2007  PERSON (노암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1  모두에게 멋진 날들 (동대문문화역사공원역, 서울)
        모두에게 멋진 날들 ’우리는 모두 같은 곳을 본다’ (온라인 미술관, wonderfulday.seoul.kr)
2019  다시, 바라보기 (울산도서관, 울산)
        GROUP1998 (맥화랑, 부산)
        특급소나기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외 다수

아트페어
2019  ART BUSAN (regina gallery, 부산)
2018  BIAF 부산국제아트페어 (BEXCO, 부산)
2017  SEOUL ART SHOW 2017 blue in art (COEX, 서울)
2016  SEOUL ART SHOW 2016 blue in art (COEX, 서울)
2015  Affordable Art Fair Korea (박영덕화랑, 서울)  
        ART BUSAN (박영덕화랑, 부산)
        Affordable Art Fair Singapore (갤러리 폼, 싱가포르)
2014  Carrousel du Louvre artshopping (갤러리H , 파리)
        컨템퍼러리 아트페어-울산 (호텔현대, 울산)
        서울오픈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외 다수

소장
서울특별시청 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남도립미술관

instagram@artist_hari_painter

작품

  • 거기 어디선가 4_oil on canvas_40.9x31.8cm_2021

  • 쉼_1_oil on canvas_50.0x72.7cm_2021

  • 시선 23_oil on canvas_97.0x145.5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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