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DAD
작가약력
개인전

For daddy_oil on canvas_80.3×116.8cm_2021

shadow_oil on canvas_80.3×116.8cm_2020

Yun 1_oil on canvas_24.5×33.0cm_2020

Yun 2_oil on canvas_24.5×33.0cm_2020
삶과 죽음의 통로인 물에 비친 세상, 혹은 인간의 일상적 삶에 대하여
배위성 작가의 이번 전시에는 일상의 여러 가지 모습들이 보이는데 여기에는 매번 물이 등장하고 있다. 어떤 대상을 그리기 보다는 물 자체를 그리고 있는 듯한 그의 작업에서는 물이 잔잔한 흐름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상당한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로 출렁이거나 어느 정도의 높이로 물결치거나 심지어 소용돌이가 이는 듯한 장면도 발견되고 있다. 그런데 작가가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물을 그려내면서도 대부분 그곳에 사람의 신체 일부분을 담아 그려내는 것을 보면 작가는 그의 작업에 물과 관련하여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작가는 그의 작업노트에서 부친을 잃게 되었을 때 그리고 수중 분만을 통해 두 아이를 얻게 되었을 때와 같은 삶의 경험으로 인해 물이 갖는 속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물은 작가에게 있어 삶과 죽음의 경계로 작동되었으며 삶이 힘들 때 찾는 공간이자 동시에 고통 혹은 죽음의 두려움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소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한때 두려움과 공포의 장소였던 물은 예쁜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 변화를 맞이한다. 불안이 아니라 생명이 느껴지는 곳으로 바뀌게 되었고 이후 작가에게는 지속적으로 생명력 있는 삶을 감각하는 장소로 바뀌게 된 것이다. 물로부터 생명들을 얻게 되면서 이를 계기로 물은 일상에 존재하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작가는 물이 이처럼 쉼을 얻고 위로를 얻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물을 인간의 삶에 대해 이해하는 근거이자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토대로 삼고자 하였던 것 같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작업을 만나는 이들도 이 물에 대해서 같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가운데 작업을 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배위성 작가의 작업에서 물을 만나는 것은 일상적 삶의 풍경을 보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 일상적 삶이 있을 수 있도록 만든 생의 원천이 되는 투명한 막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는 것이 행위가 될 수 있으며 혹은 일상적 삶의 이면에 흐르는 소용돌이치는 운명의 흐름을 감각하는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단지 초현실적인 경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을 그곳에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근거이자 토대로부터 더 깊이 이해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인간은 일상적 삶에 대해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현상에 집중하여 살아가기 쉽다. 그러나 삶을 더 깊은 곳으로부터 바라보게 된다면 그 일상적 삶은 좀 더 다른 차원에서 살아가게 될는지 모른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배위성 작가의 작업들은 습관적으로 바라보았던 일상에 대한 시선을 잠시 멈추고 그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물로부터 그 일상에 대해 다시 바라봐 볼 것을 권하는 작업들로 느껴진다. 이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물로부터 생성된 생명이 언젠가는 물을 다 쏟아내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는 가운데 삶을 다시 한번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 보기를 권하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작가가 일상에 대한 다른 시선을 제안하게 된 것은 부친의 죽음으로부터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던 경험 때문일 수도 있는데 작가는 이 죽음이라는 것이 이후 물로부터 생명을 얻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이 물 가운데 겹쳐져 있는 삶 혹은 죽음으로부터 일상을 향한 더 깊은 시선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지만 그 삶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작가는 삶을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바라볼 수 있는 길을 그리고 시각을 안내하고 있는 것 같다. 그저 투명하게만 보이는 물에 비친 세상을 통해서 말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물은 삶이 힘들거나 지칠때 찾게 되는 공간이다. 물 속에서 삶의 무게를 덜고 머릿속을 비우고 자유롭고 고요하게 떠 있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끼고 편안해진다. 두 아이를 낳은 수중분만의 특별한 기억은 소중한 존재, 생명에 대한 마음까지 그 속에 녹아들게 만들어 물이라는 것은, 내 작품의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공간이자 중요한 이미지가 되어 주었다.
물은 어떤 상황에서는 엄청난 고통의 장소가 될 수도, 두려움과 죽음의 음울하고 우울한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스스로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 그만 잠겨버리고 싶던 날들도 많았다. 그러나 세월이 알려준대로 죽음에 대한 강한 욕망은 삶에 대한 지독한 애착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안다.
이제껏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해 보려 발버둥쳐 왔다. 시작은 내 아버지의 죽음과 만났을때부터였다. 죽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그려보기도 전에 만난 내 젊었던 아버지의 창백하고 파랗게 변한 발은 죽음과 삶의 고통에 대한 현실을 과하게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집안의 기독교적 세계관까지 더해져 죽는다는 것, 언젠가 알 수 없을 때에 힘겨운 끝이 올 지 모른다는 사실은 내 젊은 나날동안 발목을 잡았고 늘 불안했다.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나만의 새로운 가족이었고 특히 내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의 생명 가득한 모습 특히 신체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고 늘 더럽혀진다고 생각되었지만 또한 가장 예뻤고 귀여웠던 아이들의 발은, 아버지의 죽음과 겹쳐져 죽음이라는 불안을 생명으로, 생기있는 삶으로 바꾸는데 영향력이 컸던 나만의 모티브였다.
그 예쁜 생명의 발과 손과, 나의 가족을 나의 위로의 공간이자 삶을 더 잘 느끼게 해줄 공간인 물 속에 들여놓았다. 나의 물 속에 내 생명의 분신들과 내 자신을 내려놓았다. 자유롭게 생각도 없이 미간의 주름없이도 활짝 웃을 수 있는 삶의 시간들을 우리의 강과 바다와 수영장, 심지어 빗물이 고인 길에서 만났다.
작품들은 내 삶이고 나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비슷한 많은 삶들을 대변해 줄 수 있을 하나의 마음이 되줄 수 있다면, 고된 하루에 조그만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큰 희망으로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삶을 포기하지 않을 목적이 있을까.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진부하지만 어쩌면 늘 가장 중요한 것을 생각하며 내 세상 속 물을 만들고 쉼을 얻기를, 더불어 그 안에서 삶의 목적을 만나기를 꿈꾼다.
2021. 배위성
배위성 BAE WEE SUNG
2008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졸업
2016 개인전‘AFTER MARRIAGE’(갤러리 바이올렛)
2016 Art Picnic 단체전 (갤러리 바이올렛)
2016 SEOUL ART SHOW 2016 (COEX 1층 A홀)
2021 기획단체전 (나비갤러리 강남)
www.instagram.com/weesung_bae
작품
For daddy_oil on canvas_80.3×116.8cm_2021
Yun 1_oil on canvas_24.5×33.0cm_2020
Yun 2_oil on canvas_24.5×33.0cm_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