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리 공기

최민국

전시제목
아이보리 공기
전시작가
최민국
전시일정
2021.06.01~06.06
공간주소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2F
전화번호
02-3663-7537
아이보리 공기
최민국 개인전

앞으로 앞으로_oil on canvas_50×50cm_2021

12:00 ~ Close 18:00 (화~일요일)

블루레모네이드와 여름샌들_oil on canvas_60.6×50.0cm_2020



아이보리멜로디_oil on canvas_19×33.2cm_2020
여행의 오후_oil on canvas_162.2×130.3cm_2019



흐릿한 공기층을 통해 보이는 세계, 혹은 그렇게 세계를 보게 되는 존재에 대하여

최민국 작가의 이번 전시에는 한여름 해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 모습과 풍경이 다채롭게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가 그려낸 그림들은 햇빛이 강렬한 여름날의 맑고 경쾌한 풍경이 아니라 대부분 희뿌연 안개 속 풍경처럼 흐릿한 느낌을 주는 풍경들이라는 점이 특별히 눈에 띈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아이보리 공기’라고 하였다.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관찰되고 있음에도 작가는 그가 그려낸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내용에 시선을 두기 보다는 자신의 눈 안으로 들어오는 시각 방식 자체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작가는 사람들의 세부적인 형상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흐릿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세밀한 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내용이나 형상이 두드러지게 될수록 작가가 작업을 시작할 때 의도하였던 흐릿하고 모호해 보이는 풍경이 줄 수 있는 미묘한 느낌들은 희석되거나 둔탁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작가는 특정한 대상에 대해 묘사하거나 대상에 대한 구체적 상황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었고 자신의 시각 방식 자체를 표현하고자 하였기에 대상에 대한 세밀한 표현은 어느 정도 억제하고 조절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를 해변 풍경 속 사람들의 삶의 내용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보리 공기’라고 일컬으면서 작가와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반투명한 공기층 자체를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이 의미하는 바와도 그대로 연결된다. 즉 작가는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대상을 감각하는 방식 혹은 대상과 관계하는 방식에 대한 고찰로부터 자신의 작업을 시작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에게는 자신이 그려내고자 하는 대상이 특정한 무엇이거나 구체적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최민국 작가의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면 세밀한 묘사나 완성도 높은 표현이 생략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는 여러 가지 풍경과 함께 사람들의 일상적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음에도 여기에 추가적으로 어떠한 구체적 서사나 지시적 메시지를 암시하는 표현 혹은 상징적 이미지가 부가되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작업에서는 구름 한 점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맑고 쾌청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투명하지 않은 듯한 하늘을 배경으로 어느 한 사람도 정면을 주시하지 않으며 단지 얼굴의 측면이나 후면만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들이 보이는데 이를 보고 있노라면 화면 전체의 흐릿한 분위기와 느낌만 전달되고 있을 뿐 인물들이나 풍경으로부터 색다른 것들이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이와 함께 작가가 자신이 그려낸 작업들의 작품 명제 역시 어떠한 메타포도 생략한 채 보이는 그대로 직설적이고 단순하게 선정한 것을 보면 그가 보여주고 있는 작업들이 어떠한 맥락에서 작업되어 왔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작가가 그려낸 것은 해변 풍경 가운데 보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것을 본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시각 그 자체였다고 말할 수 있는데 작가가 만들어낸 작업과 관련된 여러 상황적 맥락들이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최민국 작가는 이처럼 시각 주체로서 대상과 관계하는 가운데 이 사이에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시각적 구조에 대한 통찰적 시각을 과도한 표현 대신 담백하고 간략한 표현 안에 담아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그리고 있지만 대상 그 자체를 과도하게 그려내지 않고 오히려 그렇게 보이도록 만드는 조건들이 드러나도록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자신이 발견하게 된 이 시각적 층위에 대해 논리적 방식 보다는 최대한 감각적인 방식으로 그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에게도 전해주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에게 대상을 일정한 방식으로 보게 만들었던 조건이라는 것은 명료하게 시각적으로 관찰되고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감각의 눈을 통해서만 직관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투명하지 않고 일견 미완의 작업처럼 느껴질 수 있는 지점, 즉 표현에 있어 작업의 완성 과정 중의 한 지점이며 작업마다 조금씩은 서로 다른 일정한 위치를 점유하게 만듦으로써 그가 공기라고 지칭하였던 시각적 층위에서 그것의 투명도를 조절한 상황에서 보게 되는 다양한 작업들을 그려내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인간에게 있어 본다는 것은 대상을, 타자를 인식하는 것이자 이는 곧 주체를 확인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최민국 작가의 작업은 인간에게 있어 그 인식의 조건이자 존재적 위치에 대해 직시할 수 있는 토대를 제시해 주는 것이 되고 있으며 늘 접하게 되는 일상에 대해 각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처럼 흐릿하고 아득하게 느껴지는 일상을 바라보는 감각의 한 지점에서 그렇게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에 대해, 혹은 우리 모두에 대해 무엇을 보게 되었고 왜 그렇게 느껴지는가에 대해 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상을 흐릿하게 보이게 만든 두툼한 공기층을 통해서 말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우리는 어떻게 진정 자유로울 수 있는가.
동굴벽화에서부터 현대회화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의 모든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숨어있는 메시지. 예술, 역사, 철학은 예나 지금이나 ‘자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시의 인간들은 동굴 깊숙한 곳에서 동물들의 그리며 자연으로부터 자유롭길 바랐고, 다다이스트들은 더러운 전쟁으로부터 혹은 기성세대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퍼포먼스, 이벤트, 회화, 설치미술로 풀어냈다. 예술가는 인간의 자유를 표현한다. 아니, 조용한 작품은 자유를 외친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죽음과 지하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예술은 자유다. 어딘가로부터 묶여있는 우리는 불행하고, 마음이 불편하다. 죽음, 미래, 물질, 몸, 생각 등 우리는 어딘가에 붙잡혀, 혹은 붙잡고 놓지 못하고, 밧줄에 묶인 덩치 큰 코끼리처럼 드넓은 들판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의 얼굴은 어디로 갔는가. 플라톤의 동굴 비유도 자유에 관한 것이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도 그러하다.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가. 소크라테스 또한 독주를 마신 이유는 철학의 자유를 위함이고, 흑인들의 시위도 불평등한 자신들의 상태에 대한 자유를 고하기 위함이다. 틀을 깨고, 답답한 테두리를 벗어나야 한다. 헤르만 헤세가 말했듯 알을 깨어야한다.영화 노트북에서 앨리가 엄마의 간섭으로 노아와 강제로 헤어지게 되고, 그리워하다 잊은 것 같다가도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그가 나타나 다시 강렬한 사랑의 열망을 느낀다.
“억압된 것은 외부에서 회귀한다.”고 프로이트는 말했다. 우리의 자유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거세 되어왔고, 그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피를 흘려야 했다. 요즘에는 차가운 도시의 벽과 사무실 파티션 사이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다. 무기력한 내 마음을 누가 치유해줄 것인가.우리의 자유는 누구에 의해, 누구를 위해 숨었는가. 왜 내 자유의 얼굴까지 가면을 써야하는가. 육지의 끝, 바다 앞에 앉아 흐릿해진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한 철학자가 불안을 직면한 인간은 한계를 뛰어넘고, 자유로울 수 있다고 했던가. 우리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오히려 결박당하고, 꽉 쥔 내 손을 그 병에서 빼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닐까. 생명의 근원이었던 이 바다를 앞에 두고,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대해 묻고 싶고, 자연의 따듯한 오후 속에서 마음의 편안함을 얻기를 기대한다.
(2020년 7월 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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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동굴벽화나 신전의 조각 예술은 모두 실낱같은 목숨을 가진 인간의 정신적 극복을 위한 샤머니즘적 도구였다. 아무리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예술의 역할은 영감을 통한 삶의 극복일 것이다. 작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많은 주변의 사람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나의 그림이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좋은 마음을 일게 하였으면 좋겠다.
‘아이보리 공기’는 나를 일으켜준 색감이자 기억의 단편집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영화, 문학들, 일상을 지내오며 들었던 이야기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담아보았다.
(2021년 6월 최민국)


2012 경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문과대학 철학과 졸업
        
개인전
2019 “어느 오후”, BUUC갤러리, 부산
2018 “오후”, 바나나롱갤러리, 부산

주요단체전
2021 “EVERY DAY IS A NEW DAY”, 킴스아트필드미술관, 부산
2020 케이옥션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 참여, 케이옥션, 서울
2020 부산청년아트페어 UNDER39, 부산문화재단, VR전시회
2019 “오늘이 내일에게”, 남도문화재단 전국청년작가 선정작가전, 갤러리이즈, 서울
2018 “말하고 싶은데, 말하기 싫은데”, 스테이아웃사이드 문화복합공간, 부산
2015 아시아프(ASYAAF), 문화역 서울 284, 서울
2015 “ON&ON”, 창동예술촌 리아갤러리, 마산
2012 “출발을 위한 제언”, 부산대학교 아트센터, 부산

기타경력
2021 <월간윤종신> 12인 디자이너 선정, 1월호 '잘했어요' 앨범커버
2020 서울특별시청 박물관과 영구소장
2019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21 <항구의 사랑> 김세희 장편소설 표지
2019 남도문화재단 전국청년작가 선정작가상

www.instagram.com/choimingook/
post-gook@naver.com

작품

  • 블루레모네이드와 여름샌들_oil on canvas_60.6×50.0cm_2020

  • 아이보리멜로디_oil on canvas_19×33.2cm_2020

  • 여행의 오후_oil on canvas_162.2×130.3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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