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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임

Oh Seim

전시 1 · 작품 4

나의 작업은 완전함의 매끄러움에 대한 의심으로 불완전함을 생각하며 시작하였다. 그 불완전함을 회화로 드러내기 위하여 기억의 형상을 가져와 왜곡하고 부수는 방식으로 완전함과 불완전함 사이에서 중첩 하여 놓으려 했다. 제목 '빌려온 자국들'은 형상이 최종의 목적지가 아니라, 회화에서 불완전함을 유희 하기 위하여 어딘가에서 형상을 빌려오고 있다고 생각하여 짓게 되었다. 타자의 세계로부터 ‘빌려온 흔적’에 대하여, 또는 타자의 언어로 구축된 세계에 대하여 인간은 한계적 지점을 만나게 되거나 결핍을 느끼게 될 때마다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초월적이며 완전한 체계인 신적 존재를 상정하여 소통하려 하거나 유토피아 세계를 꿈꾸기도 했지만 궁극적인 완전함에는 이를 수 없다는 사실을 삶 가운데 경험해 왔기에 인간은 대안적이거나 대리적인 방법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독특한 회화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는 오세임 작가 역시 이와 같은 완전함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이유로 불안전함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작업을 하였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전시 주제로 제시한 “빌려온 자국”이라는 것은 완전함에 이르지 못하는 인간의 불안전함을 은유하는 표현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주제는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임에도 목적을 설정하게 되고 이를 지향하며 살아가게 되는 인간을 상징적으로 지시하는 표현일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작가의 시각에 대한 회화적 실천방식에 대해서도 암시하기 위한 대리적 표현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불안전함이라는 상태에 내재되어 있는 결핍이나 한계적 상황들을 자신의 작업에서 창조적 발화의 토대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가 ‘빌려오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현재 내게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무엇인가 필요한 것을 의미할 것이다. 작가는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존재적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직시하는 가운데 인간적 한계 너머의 것들을 빌려오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외부 세계와 교감하는 가운데 접하게 되었던 외부의 것들을 자신의 내면 세계와 접붙임으로써 자신의 불완전함의 영역을 메워서 보충하거나 대체하고 불완전함의 한계 혹은 경계를 넘어서 소통해내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나방의 추억>이나 <층의 기억>, 그리고 <숲에서 추는 춤>과 같은 작업들에 표현된 내용들은 나의 머리 속에 남겨져 있는 기억이나 감각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한 내용이며, 접붙임 되거나 층층이 쌓이고 누적되면서 중층화되어 있는 미지의 어떤 것들일 수 있는 것이기에 작가는 그것을 “빌려온 흔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본질적 측면에서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눈으로 보고 감각할 수 있는 대상, 즉 물질과 같은 영역만으로는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충분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특히 정신이나 영혼과 같은 비물질적인 영역의 경우 인간이 감각할 수 있는 영역 너머에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이에 대해 검증하거나 점검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인간은 그 결핍된 영역을 다른 것들로 채움으로써 내면의 불완전함에 대한 정서를 외부에서 빌려온 것들을 통해 상쇄시키려 해왔던 것 같다. 대리적이거나 대안적이라는 것은 기존의 것에 내재되어 있는 결핍을 무엇인가로 바꿔 놓은 것을 말한다. 특별히 인간 내면의 잠재의식과 같은 영역의 것들은 무엇이라 지시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작가는 나방의 형상을 빌려오고 춤을 추는 인간의 형상을 빌려 오기도 하는 가운데 심지어 자신의 기억을 부수거나 왜곡시키는 모순적 상황을 발생시킴으로써 이로부터 결핍의 빈 공간에 대해 그리고 한계 너머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보고자 했던 것 같다.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은 부분적이고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언제나 완전함을 지향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실상이란 결국 그 모순적 간극 사이에 있다고 보고 타자적 세계로부터 빌려온 것들의 흔적들을 추적함으로써, 그리고 타자의 언어로부터 구축된 미지의 것들을 살펴봄으로써 인간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것들을 탐색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미술비평) 오 세 임 Oh Seim 학력 및 경력 2009 중앙대학교 서양화학과 졸업 2025 중앙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학과 수료 2025 <흔적의 경로의 흔적> 서진 아트스페이스 블루큐브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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